12월 中 판매량 1위 348만대 샤오미…애플, 336만대로 위태로운 2위 '애국소비' 기조에 샤오미·화웨이 판매량 약 1.5배↑…애플은 11% 줄어
지난 한 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차지한 애플이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는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여파인 중국 내 ‘애국소비’가 이어지면서 중국업체에 판매량 1위 자리를 뺏겼다.
당초 애플은 화웨이가 초강세를 보이던 2020년 이후부터는 아이폰 신작이 나오는 4분기마다 중국 시장에서 2년 연속 1위에 오른 바 있다. 2023년에도 4분기 1위 자리를 지키긴 했으나 중국업체들과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고, 12월에는 아예 샤오미에 1위 자리를 건네줬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BCI 등에 따르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약 6800만대로 추정된다. 이같은 성장은 메이트60으로 5G 스마트폰 부활의 신호탄을 쏜 화웨이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70% 늘었고, 샤오미 또한 14시리즈의 흥행으로 36% 성장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공무원 및 공공기관 등 종사자들에게 아이폰을 비롯한 외산폰 금지령을 내리면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애국소비 기조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브랜드별 점유율 추이를 살펴보면 애플의 하락세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BCI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 시장 내 스마트폰 판매량 1위는 348만대의 샤오미다. 전년 동기 대비 25.8% 늘어나며 점유율을 16.5%로 끌어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은 336만대로 2위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판매량이 17.7% 줄어들며 점유율도 15.9%로 줄었다. 심지어 3위 룽야오와도 불과 1만대 차이로 2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애플은 지난해 10~11월에는 중국 내 판매량 561만대, 604만대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4분기 전체 합산의 경우에도 1501만대(점유율 20%)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애플의 4분기 판매량은 10.6% 줄었고, 12월로 한정하면 17.7%가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23년 스마트폰 출하량 2억3460만대를 기록하며 13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20.1%로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초 삼성전자는 1% 미만 점유율로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만 애국소비의 여파를 정면으로 받으면서 애플이 올해까지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올해 첫 주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애플도 이같은 위기를 의식한듯 중국 설날(춘절) 연휴 행사에서 최신작인 아이폰15 가격을 6~8% 수준인 500위안(약 9만원) 인하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