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소음이 의심되는데 그 집에 연락하면 “우리가 낸 소음이 아니다”면서 “당신들이나 발망치 좀 소리 내지 말라”고 하면 이런 갈등은 해결하기 매우 힘듭니다. 자칫 직접 대면했다가는 감정이 격해져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런 사고는 전국 각지에서 자주 일어나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이 출동해 조사를 해보면 두 사람 말이 모두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아래층의 아래층, 위층의 위층, 아니면 전혀 엉뚱한 기계실 등에서 나는 소리를 두고 서로가 싸운 경우입니다. 사실이 아닌 오해를 두고 싸웠으니 해결될 리가 없습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 “공무원이 법 어기며 보복소음 낼리가” 관리소 직원 말에 더 화가 나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 아파트 13층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남자입니다. 아래층의 보복소음 스피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잠도 자지 못하고 일상생활도 망가지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불면증에 시달려 약을 먹고 있는데 다음날 회사 업무도 잘 못 보고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12층 남자가 우리 집 화장실에서 보복스피커를 틀고 있다고 관리소에 민원을 제기하여 직원들이 총 출동한 적도 있습니다. 그 이후로 계속 아래층 사람은 “위층에서 귀신 소리가 들리고, 찍찍하는 소리, 울음소리, 목탁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은 맹세코 보복스피커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우리 집에서도 아래층 남자가 들었다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더니 이제는 선명하게 잘 들립니다.
한 달 동안 밤만 되면 새벽까지 들리는 ‘찌~~~이찍’ 하는 뭔가 긁는 소리와 탕탕 망치소리 등 이상한 소리가 계속됐습니다. 우리 가족은 아래층 사람이 보복소음을 내는 것으로 생각하고 관리소에 민원을 제기하였습니다.
관리소 직원이 아래층 방문을 한 후에 우리 집에 왔는데, 아래층에는 보복스피커가 없다고 했습니다. 아래층은 굉장히 화를 내며 우리 집이 자신에게 보복하려고 민원을 제기했다는 것입니다. 아래층 사람은 공무원이라 법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잠을 통 잘 수 가 없어 다음날 일에 지장을 초래하기까지 합니다. 현재 불면증에 시달려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참다못해 아래층에 3차례에 걸쳐 방문했지만 문은 열어 주지 않고, 인터폰으로만 “좀 조용히 해달라”고 했고 “알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메모를 적어 문틈에다 끼워두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혀 소용이 없었고 달라지는 점도 없습니다.
관리소 직원이 아래층을 방문하니 화장실, 방의 사진을 보여주며 보복스피커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래층 남자도 저와 똑같이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만일 제가 또 가서 방문한다면 그때는 싸움이나 분쟁이 날까 봐 겁이 나서 지금은 그저 참으며 약을 먹거나 일부러 TV나 라디오 소리를 크게 틀어 잠을 잡니다. 아래층의 소리가 분명한데, 달그락거리는 건 기계를 작동시키는 것 같습니다. 이럴 경우 소음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싶습니다. 공동생활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전혀 없는 아래층이 정말 싫습니다. 제 급박한 심정으로 사연을 보냅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보복소음을 내는 것이 괘씸하고 화가 난다고 해서 위층에 올라가 현관문을 발로 찼다가 벌금형을 받는 일이 최근 있었습니다. 감정이 격해진 당사자간에 직접 대면하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보복소음 대응은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자칫 큰 사건사고로 연결되는 되는 경우가 많아 매우 주의를 해야합니다.
아파트 화장실의 환기구는 전층이 연결되어 있어 보복소음이 전달되기 쉽습니다. 아래층이 아니라면, 아래층의 아래층을 조사해 봐야 합니다. 통상적으로 보복소음은 상하 2개층 이상은 전달됩니다. 먼저 화장실의 환기구를 비닐 등으로 밀폐하고, 화장실문은 문풍지를 설치해보기를 권합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