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쏜 미사일 잔해에서 발견된 한글 ‘지읒’(ㅈ) 표기. 영국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Conflict Armament Research) 홈페이지 캡처
우크라이나에 떨어진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잔해에서 한글 표기가 발견됐다. 미국이 러시아가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나온 셈이다.
최근 영국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는 ‘우크라이나에서 기록한 북한 미사일’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에 떨어진 탄도미사일 분석 결과, 북한제 무기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인 한글 표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 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를 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 잔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미사일 잔해에 한글 ‘지읒’(ㅈ)으로 보이는 문자가 손 글씨로 적혀 있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쏜 미사일 잔해에 적힌 숫자 ‘112’ 표기. 영국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Conflict Armament Research) 홈페이지 캡처
연구소는 “우크라이나에서 북한 미사일이 명백하게 사용됐음을 보여준다”며 “러시아의 이런 무기 사용은 비확산 체제를 저해하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크라이나전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했다.
미 백악관은 지난 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사거리가 900㎞인 북한의 SRBM을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탄도미사일과 발사대 수십 기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달 30일 최소 한 발, 지난 2일 여러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북한이 제공한 SRBM에 KN-23과 KN-24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