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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잘사는 글로벌 산림강국 만들겠다” 남성현 산림청장 인터뷰

입력 | 2024-01-25 03:00:00

숨어있는 우리 명품숲 발굴… 관광자원 육성-경제 활성화
현장 규제 개선에도 힘 모아
사막화 방지 등 산림 이슈 선도… 국제 미개척 지역과 협력 확대
“한·독 임업기술협력 50주년…
‘산림 강국’ 입지 다지고, 경영-보존-휴양 균형 맞출 것”



남성현 산림청장


“경영, 보존, 휴양이 균형을 이룬 보물산을 만들어 ‘산림 르네상스’ 시대에 가속도를 더하겠다.”

취임 1년 6개월을 넘긴 남성현 산림청장은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임업인에게 돈이 되는 보물산을 만들고 50년 동안 가꿔온 숲을 온 국민이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산림 르네상스를 강조했다. 그는 또 “극단적 보호가 아닌 과학기술에 기초한 보존, 국제 산림 협력 강화, 공적개발원조(ODA)를 강화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산림 산업과 관련해 도움을 받았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산림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 나가겠다는 목표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산림 르네상스의 진행 상황은 어떠한가.

“산림 르네상스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하면 첫째는 임업인에게 돈이 되는 보물산을 만드는 것이고, 둘째는 지난 50년간 가꿔온 울창한 숲을 국민께 힐링, 문화 자산으로 마음껏 즐기도록 돌려드리는 것이다. ‘100대 명품숲’ ‘명품숲길 50선’ 등의 사업을 추진해 이제 산림을 국민에게 돌려줄 때로, 숨어 있는 귀중한 숲들을 찾아내 이름을 붙이고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임업인의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임업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임업 현장을 찾아 관련 정책, 제도 개선 등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 2022년부터 임업 현장 규제를 309건 발굴했고 195건(63%)은 완료, 114건은 추진 중에 있다.”



―산림청은 국제산림협력을 추진 중인데 작년의 성과는 어떠한가.

“지난해 ‘제2차 국제산림협력 추진전략(2023∼2027)’을 수립해 이번 정부 국제산림협력 정책의 새로운 목표와 방향성을 정립했고 정상회의 등 주요 국제회의·행사 의제로 산림을 반영해 국제기구 및 양자 신규 협력 체결로 한국의 산림 협력 리더십을 강화했다. 또한 국토 녹화 성공 사례 및 우수 산림 정책 전수를 위해 개도국 초청 국토 녹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산림청 직원의 국제 협력 역량 강화를 위한 미래木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올해 국제 산림 협력 추진 계획은.

“올해는 먼저 우리나라가 주도해 설립한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2018년 4월 설립)를 통해 아시아 지역 내 기후변화 사막화 방지 등 국제 산림 이슈를 선도하고 FAO, UNEP 등 국제기구 협력을 통해 산불과 산림 복원 등 한국의 우수 산림 정책과 기술을 세계로 확산하겠다. 아프리카, 태평양 도서국 등 미개척 지역과의 신규 협력을 확대하고 기존 39개 MOU 체결국과의 협력을 내실화해 국익과 산림 정책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



―최근 동티모르를 다녀왔는데….

“동티모르는 39번째 양자 협력국으로 ‘국가 산림 및 백단향의 날’을 맞아 방문했다. 샤나나 구스망 국무총리 등 고위급 면담을 통해 양국 협력 과제를 논의하고 산림 복원 사업지인 마나투토주에서 나무 심기 행사에 참석했다. 국토의 60% 이상이 산림인 동티모르는 2002년에 독립한 신생국으로 한국의 60년대와 같이 전국의 산림이 황폐화된 상황이다. 한국의 산림녹화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동티모르의 황폐 산림 복원을 위해 역량 배양, 전문가 파견, ODA(무상 원조)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국 정부 간 협력뿐만 아니라 AFoCO(국제기구), KOICA(공공기관), SK임업 등 기업 협력을 활성화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동티모르 등 개도국에서 산림 협력 요청이 많은데 산림 분야 ODA 계획은.

“산림 ODA는 그린 ODA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과테말라, 가이아나, 토고 등 신규 협력 사업을 적극 발굴해 전년 대비 37% 증액된 269억 원을 확보했다. 우리나라의 산림녹화, 휴양, 재난 대응 등 우수한 산림 정책과 기술을 토대로 수혜국의 수요를 반영해 산림 ODA의 사업 내용을 복원, 재난, 복지 등으로 다변화하고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해외 산림 보전을 우리나라의 탄소배출 감축 성과로 활용할 수 있는 법을 제정했다.


“국외산림탄소축적증진(REDD+) 사업의 활성화를 통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개발도상국 산림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및 탄소 축적 증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8월 16일 제정됐으며 올해 2월 17일에 시행될 예정이다. 국외산림탄소축적증진은 개도국에서의 산림 전용과 산림 황폐화를 방지하고, 산림 보전, 지속가능한 산림 관리, 탄소 축적 능력을 향상시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활동이다. 국외 온실가스 감축량은 국가 간 이전해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본 법률의 시행을 통해 개발도상국 산림 보호를 위한 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해 범지구적 과제인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국외산림탄소축적증진 사업을 통해 확보한 국제 감축 실적을 활용해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2050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임산물 수출과 통상 협상 정책 계획은.


“올해는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내외 수출 여건 악화를 극복할 수 있도록 임산물 수출 기업에 맞춤형 지원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규 사업인 ‘우수 임산물 패키지 지원’에 10억 원을 투입해 기업이 상품 개발, 바이어 초청, 해외 홍보 등 수출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수출 통합 조직을 육성해 생산자와 수출 기업이 협업해 조직을 구성하고 안정적인 원료 공급, 품질관리, 마케팅 등을 추진해 수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장과의 소통으로 수출 임업인의 애로 사항을 적극 해소하고 불필요한 제도 개선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FTA 등 통상 협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요 임산물의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한편 국내 주요 임산물을 보호할 것이다.”



―올해로 한·독 임업기술협력 50주년을 맞았는데.

“올해는 한국과 독일이 임업기술협력을 시작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산림청에서는 한·독 임업기술협력 50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확산하고 양국 간 우호 증진을 위한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독일의 지원으로 국토 녹화에 성공한 우리나라의 사례를 기반으로 개발도상국 산림 보전·복원에 기여하기 위한 협력 사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