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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뉴햄프셔 경선 압승했지만… 트럼프와 양자대결땐 7%p 뒤져

입력 | 2024-01-24 17:30:0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집권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압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경선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음에도 딘 필립스 하원의원,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 등 경쟁자를 압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인 인구가 93%에 이르는 뉴햄프셔주의 인구 분포가 미국의 인종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지난해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대선 경선 일정 변경을 요청했다. 민주당 수뇌부는 사실상 대선 후보로 유력한 현직 대통령의 뜻을 받아들여 기존 뉴햄프셔주가 아닌 다음달 3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첫 경선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뉴햄프셔주 민주당 지부는 이 같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해 경선을 강행하기로 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뉴햄프셔주의 후보 등록 절차를 밟지 않았고, 투표용지에서 그의 이름은 제외됐다. 이에 지지층은 투표용지에 바이든의 이름을 써 지지를 나타내자며 ‘기명투표(write in)’ 운동을 벌였다. 뉴햄프셔주는 이같은 기명투표를 허용하고 있다.

이날 개표율 89% 기준 투표용지에 바이든 대통령을 적은 유권자가 51.4%였다. 이와 별도로 14.2%가 다른 주자 누구도 찍지 않은 투표용지를 제출했다. 이 역시 바이든 대통령 지지표로 추정된다. 최종 득표율은 65%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승리 직후 성명을 내고 “오늘 제 이름을 써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라며 반겼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이날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낙태권 보호 행사에 나란히 등장해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강경한 낙태 반대 성향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공화당의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하면서 사실상 11월 대선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 및 다자 대결에서 모두 밀리고 있다. 하버드대와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이 17, 18일 유권자 2346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1%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8%)에게 밀렸다.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라스무센 리포트가 7~9일 유권자 96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41%, 49%였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제3지대 후보 3명까지 포함한 5자 대결에서는 바이든 대통령(33%)과 트럼프 전 대통령(44%)의 지지율 격차가 11%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