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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4월 총선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두고 ‘권역별 병립형’ 방식으로 급속히 기울자 국민의힘도 긍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막판까지 주판알을 튕기던 양당이 제3지대 세력이 등장하자 자기 밥그릇을 키우는 쪽으로 이해가 맞아떨어진 듯하다. 민주당 제안대로라면 전국을 수도권, 중부권, 남부권 3개 권역으로 나눈 뒤 비례의석을 정당별 비례득표 비율대로 나누게 된다. 민주당이 오늘 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양당 원내대표가 만나기로 했다. 빠르면 2월 1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극단적 대치 중 느닷없는 공감 기류는 두 정당의 적대적 공생 구조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양당은 총선 1년 전까지 마치도록 돼 있는 법정 시한을 아무렇지도 않게 어겼다. 더 큰 문제는 의석수 욕심 때문에 그동안의 약속과 구상을 걷어찼다는 점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선 때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앞세워 가며 ‘위성정당 못 만드는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약속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역구 의석에 따라 비례의석이 줄어드는 준연동형 유지와 지역구 의석과 무관하게 비례의석을 챙길 수 있는 단순 병립형 회귀를 놓고 머뭇거렸다. 결국 이 대표는 뒤로 빠지고 학자 출신인 공천관리위원장이 사견(私見)이라며 권역별 병립형을 내놓자 여기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양대 정당에 유리한 단순 병립형 제도를 줄곧 요구해 왔다. 그러다 이준석 신당 등이 등장하자 비례의석 잠식을 우려해 권역별 병립형 쪽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3대 권역별 병립형 안에는 3% 이상 득표하는 소수정당 몫으로 전체 비례 47석 가운데 15석 정도를 떼어 놓는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하지만 제3지대 세력들은 “4년 전 최대 30석이던 소수당 몫이 줄었다”며 반발했다. 어제 하루에만 이준석-양향자의 합당 선언, 이낙연-이원욱의 합당 선언 예고가 나왔다. 일단 몸집을 키우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