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나눔]벤처기업 ‘씨이텍’-SK E&S 상생협력 발전 과정서 탄소 포집하는 기술 상생협력기금 연구 개발비 지원… 탄소 감축 공정 에너지 대폭 줄여 SK E&S, 농어촌 협력기금 조성… 의료-문화-주거생활 개선 지원도
이광순 씨이텍 대표(가운데)가 2022년 8월 미국 켄터키주 켄터키대에서 SK E&S의 지원을 받아 탄소 포집 흡수제와 공정기술에 대한 실증실험을 진행한 뒤 이윤제 씨이텍 이사(왼쪽), 쿤레이 류 켄터키대 교수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씨이텍 제공
“10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친환경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었던 건 탄소배출 감축 의지를 가진 SK E&S 덕분이었습니다.”
탄소 흡수제 생산 기업 씨이텍의 이광순 대표(69)는 직접 개발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로 창업을 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서강대 화학공학과 교수를 지낸 이 대표는 대학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이를 저장·활용하는 기술을 연구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워 추진하고 있다.
● 돈 많이 드는 탄소포집기술, 먼저 협력 제안
이 교수는 퇴임 뒤 동료들과 창업에 도전했다. 씨이텍은 각종 가스에 섞인 탄소를 모아 추출하는 흡수제를 만드는 벤처기업이다. 탄소 포집은 20세기 초부터 천연가스 채굴 과정에서 불순물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로 활용돼 왔으며, 현재 기후 위기에 직면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기술이다.씨이텍은 탄소 포집에 필요한 열 에너지를 기존 대비 60% 수준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연구를 마치고 퇴임할 때까지도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상당한 자본과 설비가 필요한 기술이라 맨손으로 할 수 있는 도전은 아니었다”고 했다.
당시 이 교수의 연구에 주목한 SK E&S는 먼저 협업을 제안해왔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 분야를 다변화해온 SK E&S는 일찍부터 탄소 배출 감축에 대응하기 위해 씨이텍에 상생협력기금을 통해 연구개발비를 지원했다. 덕분에 씨이텍은 실험·분석 장비 등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구축하고 탄소포집 기술과 공정 과정을 해외에서 검증할 수 있었다.
SK E&S는 2019~2022년 4년 연속으로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위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했다. 그리고 기금을 바탕으로 대·중소기업 간 동반 성장, 기술 협력, 환경 경영 협력,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원을 이어 왔다. 씨이텍처럼 친환경 기술을 개발한 중소기업과 협력해 기후 위기 등 사회 문제 해결에도 나섰다. SK E&S는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동반성장 주간 기념행사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분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대표는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요구는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2021년만 해도 수십억 원이 들어가는 우리 기술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기업은 없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 지역 결식 학생에 도시락-반찬도 지원
이 밖에도 SK E&S는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해 결식 문제 해결 등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은 농어촌과 농어업 발전을 지원하고 도시와 농촌 간 격차를 완화하고자 조성된 기금이다. 농어촌 의료 및 문화 지원, 주거생활 개선, 농어촌 자녀 장학 사업 등에 활용된다.SK E&S는 2020년 사회공헌 네트워크 행복얼라이언스 멤버사로 가입한 뒤 같은 해부터 행복두끼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다. 행복두끼 프로젝트는 기업, 지방자치단체, 사회적 기업 등이 힘을 합쳐 결식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활동이다. 지자체가 사각지대 결식우려 아동을 발굴하면 기업이 도시락 제조 및 배송에 필요한 자원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지원이 끝난 후에는 지자체가 아동을 급식제도에 편입시켜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SK E&S는 전남 구례군, 충남 예산군 등 지역 결식 우려 아동에게 행복도시락과 밑반찬을 지원해 왔다.
SK E&S가 행복두끼 프로젝트에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활용한 건 지난해 충남 당진시가 처음이다. 올해는 전북을 지원할 예정이다. 행복얼라이언스 사무국을 담당하는 조민영 행복나래 본부장은 “SK E&S는 상생협력기금을 활용해 단일 기업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결식 우려 아동 문제를 해결하며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고 했다.
SK E&S 관계자는 “기금을 활용하면 농어촌 지역을 포함한 지역사회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 E&S는 상생협력기금을 통해 중소기업 R&D 및 판로 확대, 생산성 향성 등도 폭넓게 지원할 방침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