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올라가는 ‘필로봇’(Filobot). 사이언스 로보틱스 논문 캡처
덩굴처럼 자신의 몸체를 나무에 감고 올라가거나 장애물을 넘어갈 수 있는 로봇이 이탈리아에서 개발됐다.
최근 이탈리아기술원(IIT) 연구팀은 빛이나 중력 등 외부 자극에 반응하고 성장하며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인 ‘필로봇’(Filobot)을 개발했다. 관련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게재됐다.
필로봇은 덩굴처럼 장애물을 타고 넘어가거나 하늘로 성장하며 기어오를 수 있게 설계됐다. 특히 로봇의 움직임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환경에 맞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필로봇’(Filobot)의 가동원리. 사이언스 로보틱스 논문 캡처
필로봇은 머리 부분에 광센서와 자이로스코프 등이 장착돼 빚을 감지한 후 필라멘트를 녹이는 온도와 증착 속도에 변화를 줘 방향을 틀 수 있다. 나무와 같은 물체나 장애물을 만날 경우 이를 감고 넘거나 올라갈 수 있다.
특히 지지대가 있을 때는 에너지가 적게 들어 더 빠르게 몸을 성장시킬 수 있고, 지지대가 없어도 몸통을 더 뻣뻣하게 고정시켜 견고하게 지탱할 수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필로봇은 활용 분야가 다양하다. 건물이 무너져 사람이 진입하지 못하는 재난 현장에선 콘크리트 더미 사이로 들어가 사람이 내뿜는 열을 탐지할 수 있다. 또 특정 물체나 사람을 뱀이 똬리를 틀듯이 감싸 보호할 수 있다.
IIT 연구팀은 “필로봇은 위험한 지형이나 예측하기 어려운 공간에서 자유롭게 탐색 활동을 펼칠 수 있거나 복잡한 형태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쓰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