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소비 절벽과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중국이 돌파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고 있고,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부동산 업체들이 빚을 내 빚을 갚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시장에 돈을 더 풀어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대책도 내 놨다.
AP 뉴시스
● “中지갑 열자” 초저가 경쟁 돌입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24일 한때 중국 맥도날드의 온라인 주문 시스템이 다운됐다. 펑파이는 “맥도날드가 15일부터 특정 제품을 10위안(약 1800원)으로 할인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이 제품들의 원래 가격은 30위안(약 5600원), 40위안(약 7500원) 정도인데 할인 폭이 워낙 크다보니 주문이 밀려 시스템이 다운됐다”고 전했다. 중국 맥도날드가 매일 한 품목씩 10위안에 판매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웨이보에 올린 홍보물. 중국 맥도날드 웨이보 캡처
22일 중국 최대 커피 체인 루이싱커피에서 웨이보에 올린 홍보물. 커피를 9.9위안에 판매하는 행사를 한다고 적혀있다. 루이싱커피 웨이보 캡처
●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도 나서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도 여전하다. 24일 대만 쯔유(自由)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톈진에 있는 한 부동산회사는 ‘집을 가지고 있으면 아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집을 사고 아내를 공짜로 받아라”라는 광고 문구를 내 걸었다가 벌금까지 물게 됐다. 부동산 시장이 바닥인 상황에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셈이다. 중국 저장성의 한 건설사는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골드바를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내걸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25일 신징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수익성이 양호한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에 대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기존 부채를 갚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 동안 이런 방식의 대출로 빚을 갚는 것은 불법이었다.
당국이 ‘빚을 내 빚 갚기’를 허용한 것은 우량자산을 가진 부동산업체까지 무너질 경우 부동산 시장 침체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징보는 “이번 조치로 부동산업체의 자금 상황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