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언론에 공개된 GTX-A 5공구서울역 지하 공사현장모습. 기차선로및 환기구터널 공사현장.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지방 대도시 광역급행철도 등에 134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를 열고, 대도시 범위가 확장된 ‘메가시티’의 경우 1시간 생활권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사업비의 56%를 민간에서 충당하기로 하는 등 재정계획이 불확실해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정부는 올해 3월 GTX A 수서∼동탄 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GTX A노선 전 구간(파주시 운정∼평택시)과 C노선(동두천시∼아산시)을, 2030년에는 GTX B노선(인천대 입구∼춘천시)을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에는 6월에 차량을 추가로 투입한다. 지방에선 GTX와 동급의 광역급행철도(x-TX)를 대전·세종·충북 권역에서 먼저 추진한 뒤 다른 권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출퇴근 소요시간은 72분, 수도권은 83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교통망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다. 관건은 천문학적인 비용이다. 현실성 있는 재원 마련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질없이 기대만 키우는 희망고문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2011년 GTX A·B·C 계획을 내놨을 때 전체 개통 예상 시점은 2019년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올해 3월이 돼서야 A노선 일부가 개통된다. 재원 마련, 민원 해소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비용도 예상보다 훨씬 불어났다. 이런 난제를 해소할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번 대책 역시 역대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발표한 것과 같은 선심성 바람 잡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와 여당은 한정된 재원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은 채, 총선에 도움이 될 만한 프로젝트라면 일단 던지고 보는 행태를 이젠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