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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난 역사상 가장 친노조”… 트럼프엔 재계 거물들 줄서기

입력 | 2024-01-26 03:00:00

美대선, 전현 대통령 세불리기 경쟁
전미車노조 “바이든 재선시킬 것”… 바이든, 청년층-비백인 공략 본격화
트럼프 멀리하던 의원들 “지지” 선회… “공화당 뭉쳐야” 헤일리 사퇴 촉구도



11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유력해지면서 두 사람의 본선 채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전미자동차노조(UAW) 로고가 그려진 모자를 쓰고 워싱턴에서 열린 UAW 정례회의 연단에 올라 “나는 역사상 가장 친노조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워싱턴=AP 뉴시스


11월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로 굳어지면서 두 전현직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세 불리기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나는 역사상 가장 노조 친화적인 대통령”이라며 그간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이었지만 2016년 대선을 계기로 공화당으로 상당 부분 기울었던 백인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약 40만 명의 조합원을 둔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바이든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두 차례의 당내 경선을 통해 공화당 내 경쟁자가 없음을 입증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보수 진영의 지지가 몰리고 있다. 한때 강경 보수 성향, 각종 기행과 막말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던 공화당 주류와 재계 거물들이 속속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 UAW “트럼프는 사기꾼” 바이든 지지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든은 미 최초로 우리의 파업에 동참하고 연대한 대통령”이라며 “그를 재선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UAW는 산업계와 정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페인 위원장은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선 “사기꾼이자 억만장자를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 자동차 산업의 메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등을 찾았다. 당시 UAW는 고물가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임금 인상에 소극적이라며 파업을 벌이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파업 현장에서 확성기를 들고 “당신들은 더 많은 임금과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지지했다.

미시간주는 과거 민주당의 텃밭이었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눌렀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미시간주를 되찾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는 약 3%포인트에 불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UAW 지지를 계기로 역시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인 청년층, 비백인 공략에도 본격 나서기로 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 전쟁에서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을 편든다는 이유로 미국 내 무슬림 단체와 진보 진영 일각의 반발이 상당하다. 이에 CNN은 “중동 전쟁으로 인해 기존 민주당 지지층 내 분열이 깊다”고 지적했다.



● 트럼프에 줄 서는 공화당-월가 큰손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일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모자를 쓰고 유세를 하는 모습. 인디애놀라=AP 뉴시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 그의 지지층이 이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벌인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를 뒀던 공화당 주류의 태도도 달라졌다. 차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노리는 존 코닌 상원의원은 23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위를 하자 “그의 첫 임기 동안 우리가 이룩한 성과가 자랑스럽다”고 추어올렸다. 그는 몇 달 전만 해도 “트럼프의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했던 밥 굿 상원의원 또한 디샌티스 주지사의 사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공화당 유권자의 지지가 확고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척을 지면 당내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진단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보수 진영 결집과 본선 체제로의 조기 전환을 위해 당내 경선의 마지막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를 향한 사퇴 압력이 커지고 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 코닌 상원의원, 세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 등이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뭉쳐야 한다”며 헤일리 전 대사의 경선 사퇴를 촉구했다.

월가 큰손들도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대비하고 있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던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트럼프 지지층을 악마화하는 것은 실수”라고 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