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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대만이 국가 표기됐다고… 中, 한국인 억류

입력 | 2024-01-26 03:00:00

선양공항서 1시간 억류뒤 풀어줘
영사관 “재발방지 강력 요구할 것”




중국 세관 당국이 보유하고 있던 수첩 속 대만 지도를 문제 삼아 한국인을 1시간가량 억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선양 한국총영사관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영사관 등에 따르면 24일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편으로 중국 랴오닝성 선양 타오셴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정모 씨(72)는 현지 세관원의 요구에 따라 여행가방을 열었다. 이후 세관원들은 수첩을 꺼내 뒤적거리더니 부착돼 있던 가로 30cm, 세로 20cm 규모의 ‘세계전도’를 문제 삼았다. 세관원들은 “대만이 다른 국가들처럼 별개의 국가인 것처럼, 타이베이도 다른 국가 수도와 동일하게 표기돼 있다”면서 “‘하나의 중국’(중국과 대만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하며 정 씨를 억류했다.

정 씨가 이에 항의하며 교민들에게 연락을 취하자 세관원들은 1시간여 뒤 풀어줬다. 중국은 대만을 수복해야 할 자국 영토로 여기며 대만을 독립국가처럼 표기한 지도의 유통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입국 외국인을 억류한 건 이례적인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선양 한국총영사관은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정 씨에 대한 중국 세관 당국의 조치가 과도한 것으로 확인되면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입국 때 논란의 소지가 있는 지도를 휴대하는 것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