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의원 피습] 총선앞 또 정치인 대상 ‘증오 범죄’ 15세 중학생 “배 의원이죠” 물은 뒤, 돌로 머리 17차례 연달아 내리쳐 裵, 병원 이송돼 봉합응급수술 받아 여야 “테러규탄” 대통령실 “엄정조사”
25일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로비에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왼쪽)이 중학교 2학년생 A 군에게 피습당하고 있다. A 군은 범행하기 약 30분 전부터 건물 앞에서 배회하다가 배 의원에게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물은 뒤 손에 돌을 쥔 채 배 의원의 머리 부위를 17차례 내리쳤다. 이달 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피습된 데 이어 서울 한복판에서 여당 의원마저 습격당하면서 ‘정치 테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폐쇄회로(CC)TV 화면 캡처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학교 2학년인 A 군(15)은 이날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에서 손에 돌을 쥔 채 배 의원의 머리를 18초간 17차례 가격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A 군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은 뒤 배 의원이 “안녕하세요”라며 인사하자 갑자기 공격하기 시작했다. A 군은 배 의원이 바닥에 쓰러진 이후에도 저항하는 배 의원을 향해 10여 차례 공격을 계속했다. 비명을 듣고 건물 내 점포에서 사람들이 나왔지만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 일정을 마치고 개인 일정을 위해 강남을 찾았다. 사전에 예고되거나 공개된 일정이 아니었다”며 “습격 현장에 성인 손바닥만 한 돌이 떨어져 있었고 옆에 조그마한 돌 조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머리에 1cm 열상을 입은 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뒤 상처를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맡은 순천향대병원 박석규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1cm 정도 열상을 두 차례 봉합했다”며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뇌 내 출혈은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피습 23일만에 배현진도 테러당했다
어제 강남 신사동 건물서 습격… 裵의원 쓰러진 뒤에도 계속 공격
공개안된 개인 일정 장소 찾아가… 범행 30분전부터 배회하며 기다려
경찰에 체포… 계획 범죄 의심
순천향병원 “두부 열상 1cm 봉합”
공개안된 개인 일정 장소 찾아가… 범행 30분전부터 배회하며 기다려
경찰에 체포… 계획 범죄 의심
순천향병원 “두부 열상 1cm 봉합”
25일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상가 건물 1층 로비.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회색 비니(모자)를 쓴 중학교 2학년생 A 군(15)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다가갔다. A 군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고 두 차례 물었고, 배 의원은 웃으며 응대한 뒤 돌아서서 걸어가려 했다.
그때 A 군이 배 의원에게 달려들더니 손에 든 돌로 배 의원의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했다. 기습당한 배 의원은 쓰러진 뒤 팔을 휘저으며 저항했다. 하지만 A 군은 멈추지 않고 배 의원의 위에 올라타 계속 공격했다. 한 차례 돌을 떨어뜨렸다가 다시 주워 공격하기도 했다. 같은 건물 식당의 종업원 등이 만류하기 전까지 18초간 A 군은 배 의원을 총 17차례 내리쳤다. 건물 내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의 증언으로 재구성한 배 의원 습격 당시 상황이다.
● 범행 약 30분 전부터 주변 배회… “계획 범행 여부 조사”
A 군은 범행하기 약 30분 전인 오후 4시 35분경 인근 건물에 설치된 CCTV에 처음 포착됐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건물 안쪽을 바라보며 주변을 서성이다가 4시 38분경 해당 건물에 한 차례 들어가더니 12초 만에 나왔다. 그리고 4시 49분에 다시 건물에 들어갔다.
A 군은 강남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받고 있다. 경찰은 A 군이 건물을 찾은 계기와 범행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경찰은 A 군이 범행하기 전에 배 의원을 불러 세워 두 차례 신분을 확인한 점, 당시 배 의원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개인 일정 중이었던 점, 해당 건물엔 고급 레스토랑과 메이크업숍, 광고업체 등만 있어 10대 학생이 개인 목적으로 방문할 일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계획 범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이날 저녁 취재진이 찾은 범행 현장에는 미처 닦아내지 못한 핏자국이 남아있었다. 배 의원 측 관계자는 “성인 남성 손바닥만 한 돌이 깨져 있었다. 그 정도로 세게 친 것 같다”고 말했다.
● 머리 1cm 찢어져 응급수술… “생명엔 지장 없어”
25일 오후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15세 중학생에게 습격당해 머리가 1cm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응급수술을 받은 가운데, 치료를 담당한 순천향대 서울병원 박석규 신경외과 교수(가운데) 등 의료진이 배 의원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배 의원은 뇌출혈이나 골절 등 증상 없이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배 의원은 오후 5시 50분경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도착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한 뒤 1cm가량 찢어진 부위를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맡은 박석규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을 통해 “눈 주위 예리한 걸로 긁힌 것 같은 흉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배 의원은 현재 의식이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박 교수는 “뒤통수에 부종(부어오름)이 있다. 많이 놀라서 입원 조치했고 병실에서 안정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큰 손상이 있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며 지연성 뇌출혈이 있을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 골절 소견은 일단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