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인물들 나오거나, 시청자 분노 끌어내거나… 한국계 美이민자의 삶 그린 ‘성난 사람들’… 불안-자기혐오 등 보편 감정 다뤄 공감대 불륜 다룬 ‘내 남편과…’ 시청자들 공분 “단시간에 감정 폭발적 자극… 구매 유도”
최근 대중문화계에서 분노한 사람들이 등장하거나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는 ‘분노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마다 분노의 원인이나 양상은 다르지만, 분노라는 보편적 감정을 통해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건 공통점이다.
드라마 ‘성난 사람들’에서 대니(오른쪽)와 에이미는 자신들이 겪는 고통을 참다가 서로에 대한 난폭 운전으로 분노를 폭발시킨다. 넷플릭스 제공
특히 ‘성난 사람들’을 연출한 이성진 감독은 지난해 4월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로드 레이지’(난폭 운전)가 늘어났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코로나19가 악화시킨 것은 고립감과 외로움”이라고 말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단절이 현대인의 분노를 폭발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코로나19는 마스크 의무 착용 등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를 보여줬다”며 “‘성난 사람들’은 사회가 개인에게 강요하는 억압이 해결되지 못하면 개인은 분노하고 파괴적인 성향을 보일 거라는 통찰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친한 친구와 남편의 불륜을 목격한 날 살해당한 여성 강지원이 ‘인생 2회차’를 살며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다. tvN 제공
분노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건 온라인 플랫폼의 소비 트렌드도 한몫하고 있다. 이융희 문화연구자(전 세종사이버대 만화웹툰창작과 겸임교수)는 “회당 읽는 시간이 5분 남짓한 웹소설, 웹툰은 독자의 감정을 폭발적으로 자극해 다음 회차를 구매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콘텐츠 소비 시간이 점차 짧아지고 있는 만큼 분노를 자극하는 콘텐츠는 앞으로도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