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에 대책 촉구했지만 "현실적인 대책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이후 23일 만에 배현진 국민의힘도 피습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정치권의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피습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여야는 당국에 국회의원 피습 대책을 촉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도 그렇고 배 의원 피습 사건도 그렇고 이런 유사한 범죄, 모방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 관련 경찰의 경호, 경비 대책이 선거운동 기간 중으로 제한돼 있다. 이 기간보다 앞에서 부터 경찰이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나”고 덧붙였다.
전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건물 앞 길에서 미성년자 남성 A군으로부터 둔기로 피습당했다. 특히 A군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냐”고 두 차례 물은 후 배 의원이 맞다고 답하자 둔기로 배 의원의 머리를 10여 차례 이상 가격했다.
배 의원을 확인하고 공격했다는 점과 이 대표 피습 후 불과 한달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정치테러가 늘어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에 대한 경찰의 경호는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이 없다. 선거운동을 펼치는 후보가 경찰에 요청하면 그 지역 경찰들이 배치되는 방식이다. 또 각 지역 경찰이 동원할 수 있는 경비 인력에도 한계가 있다.
한 초선 국회의원은 “당국에 대책을 촉구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면서 “선거운동을 하면 유권자들과 더 밀착해 접촉하게 되는데 차단막을 설치할 수는 없지 않나”고 토로했다.
앞서 전날 이수정 교수도 인터뷰를 통해 “신변 안전을 도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렇게 되면 신변의 위협감을 가지는 사람은 보다 덜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밖에 없는 불평등한 상황이 전개된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