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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친이vs친문 공천 다툼 본격화…‘자객 출마’로 전면전 양상

입력 | 2024-01-26 15:00: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4·10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친명계와 비명계간 공천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지지를 받고 있는 친명계가 비명인 친문계의 지역구를 노리면서 친이 대 친문 진영간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은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지역은 홍익표 원내대표의 지역구다. 홍 원내대표는 이 지역 출마를 포기하고 험지인 서초을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며 친이계 인사의 공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친명계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친문계 3선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인 안산시 상록구갑에서 터를 닦고 있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마지막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친문계 핵심으로 꼽힌다.

양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 당시 “수박 자체를 깨뜨려버리겠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수박은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비이재명)계를 비하할 때 사용하는 은어다. 이로 인해 양 전 위원장은 당직 자격 정지 3개월을 받았으나, 이번 예비후보 심사를 통과해 논란이 됐다.

다른 친문계 대표 주자인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엔 친명계 이동주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홍 의원은 인천 부평구을에서만 내리 4선을 지냈다. 비례대표로 지난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로 박광온 원내지도부가 사퇴한 자리에 원내부대표로 선임돼 친명계로 분류된다.

친명계 이수진 의원은 서울 서대문구갑에 출마 의사를 철회하고 친문계 윤영찬 의원이 버티고 있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을에 출마하기로 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이 의원은 출마의 뜻을 밝히며 “민주당에 배신과 분열의 상처를 주면서, 민주당의 이름으로 출마하겠다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신당행을 택하지 않고 막판에 잔류를 선택한 윤 의원을 직격했다.

친명계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의원의 지역구인 청주 흥덕구를 벼르고 있다.

당초 이 부원장은 서울 동작구을로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했다. 이 부원장은 선거구 변경 사유에 대해 “역대 대선 결과는 충북이 좌우했다”고 했지만, 당내에선 ‘자객 공천’ 논란이 불거졌다.

또 친명계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위원장인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 범친문계 강병원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을에서 예비후보 심사 문턱을 넘었다.

이 대표는 ‘자객 출마’ 움직임에 대해 “언어도단”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은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친문계 견제로, 친명계 세력을 결집하고 공고히 할 수 있어서다.

이미 비명계 이낙연 전 대표와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은 탈당해 이 대표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다. 여기에 친문계 세력이 약화한다면, 이 대표는 당내 장악력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더구나 아무리 지역 기반이 약한 친명계 예비후보라도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는다면 경선에서 친문계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

당장 가늠자는 이언주 전 의원의 복당 여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는 친문계와 각을 세우며 민주당을 탈당한 이 전 의원에게 복당을 권유했다. 부산 출신인 이 전 의원은 광명을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했지만 문 전 대통령을 향한 저격수 역할을 해 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