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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사법부 첫 인사, 여성 법원장 4명 발탁… 행정처 확대

입력 | 2024-01-27 01:40:00

인기투표 논란 추천제 적용 안해
“실력 위주”… 여성 4명 역대 최다
재판지연 해소 위해 행정처 강화




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 후 첫 법원장 등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축소한 법원행정처 조직을 확대했다. 김 전 대법원장이 도입해 ‘인기 투표’ 논란을 빚었던 법원장 후보 추천제 없이 실력과 평정 위주의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4명이 여성 법원장으로 승진했다.

대법원은 법원장 16명과 각급 법원 수석부장판사 등에 대한 보임·전보 인사를 다음 달 5일 자로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고법 부장판사, 고법 판사 전보 인사는 다음 달 19일 자다.

이번 인사에서 전국 13개 지법과 가정·행정·회생법원 모두 지법 부장판사가 법원장으로 승진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까지는 고법 부장판사가 법원장에 임명됐고, 김 전 대법원장 체제에선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거쳐야만 지법 부장판사가 지방법원장에 임명될 수 있었다. 지법 부장판사가 추천체 없이 지방법원장에 임명된 건 사실상 처음인 셈이다.

서울행정법원장에는 김국현 창원지법 부장판사(24기), 서울동부지법원장에는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민사제1수석부장판사(26기)가 임명됐다. 수원지법은 김세윤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25기), 대전지법은 김용덕 대전지법 부장판사(27기), 전주지법은 정재규 전주지법 부장판사(22기)가 이끌게 됐다. 지난해 3월 개원한 수원회생법원은 같은 법원 김상규 수석부장판사(26기), 부산회생법원은 권순호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26기)가 법원장을 맡는다. 법원 내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판사들이 사법행정을 진두지휘할 수 있도록 법원장에 적극 배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성 법원장은 4명이 임명됐다. 인천지법원장에는 김귀옥 의정부지법 부장판사(24기), 수원가정법원장에는 이은희 수원지법 부장판사(23기), 대전가정법원장에는 문혜정 대전지법 부장판사(25기)가 각각 임명됐다. 정계선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27기)는 서울서부지법원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여성 법원장은 서경희 울산지법원장(24기)을 포함해 5명이 됐다.

대전고법원장에는 박종훈 부산고법 부장판사(19기), 특허법원장에는 진성철 대구고법 부장판사(19기)가 보임됐다. 김 전 대법원장 시절 법관 인사 이원화 정책으로 법원장 보임 기회가 없었던 19기 고법 부장판사 2명을 고법원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 이후 3분의 1로 축소됐던 법원행정처도 확대된다. 배형원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21기)를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임명하고, 기고문 등을 통해 ‘재판 지연’ 문제를 강하게 비판해온 이형근 특허법원 고법판사(25기)를 사법지원실장에 임명했다. 일반직 공무원이 맡아온 정보화 관련 조직을 신설된 사법정보화실로 통합해 원호신 대구고법 판사(28기)에게 맡겼다. 차세대전자소송시스템과 인공지능(AI) 등을 도입하고 사법행정 기능을 강화하면서 재판 지연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대법원은 “장기간 재판 업무를 담당하면서 훌륭한 인품과 경륜 및 재판 능력 등을 두루 갖춰 법원 내 신망이 두터운 법관을 법원장으로 보임했다”고 밝혔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