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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법재판소, 이스라엘에 ‘대량학살 방지 조치’ 명령

입력 | 2024-01-26 23:15:00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한 가운데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집단학살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명령했다. 다만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을 중단하라는 명시적 요구는 하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26일(현지 시간) ICJ는 최근 친(親)팔레스타인 성향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제소한 건에 대한 심리를 열었다. 그 결과 이날 “집단학살 협약에 반하는 모든 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임시 조치 명령을 내렸다.

조안 도너휴 ICJ 판사는 “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리기 전 가자지구의 비극적인 인도주의적 상황이 더욱 악화될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판단했다”며 임시 조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다만 일종의 가처분 명령과 같은 ICJ의 임시 조치 명령은 강제력을 띄고 있지는 않다.

앞서 남아공은 이스라엘을 ICJ에 제소하며 이스라엘 군사 작전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ICJ는 이번 심리에서 해당 요구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다만 소를 기각해달라는 이스라엘 요청은 거부했다. 도너휴 판사는 “법원이 보기에 남아공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주장하는 행위와 부작위 중 적어도 일부는 집단학살 협약의 조항에 해당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오늘 결정은 임시결정일 뿐”이라며 “전체 사건이 검토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