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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수혜지역 “투자문의 늘고 호가 올라”… 소외 지역선 불만

입력 | 2024-01-29 03:00:00

GTX 발표 이후 첫 주말 현장 가보니
평택-김포 등 노선 연장-신설 지역… 집값 상승 기대속 상담 발길 이어져
직간접적 영향 받지않는 경기북부… “경기 남부권 중심 확충안 아쉬워”
전문가 “노선 미확정, 투자 유의를”




27일 오전 10시 반경 고속철도 SRT 평택·지제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인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 단지 앞 거리. 1999채 규모인 이 단지 앞 10여 개 공인중개업소 중 3곳은 투자자들과의 상담이 한창이었다. 앞선 24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C노선의 평택시 연장안 발표 후 첫 주말을 맞아 외지 투자자들이 찾아왔다고 했다. 서울에서 온 직장인 김모 씨(38)는 “갭투자를 고려 중”이라며 “그사이 호가가 올라 계약할지는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다른 공인중개업소에도 매수 문의를 하는 외지인들이나 호가를 올리려는 집주인들의 전화가 꾸준히 걸려 왔다. 한 공인중개업소는 “점심 이후 5팀 미팅이 줄줄이 잡혀 있다”며 “대구와 서울에서 이미 집을 보고 다녀간 투자자도 있다”고 귀띔했다.



● 평택, 천안 등은 부동산 시장 들썩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교통혁신 대책의 일환으로 GTX 연장 및 신설 노선안을 발표한 뒤 수혜 예상 지역들을 중심으로 침체됐던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경기 평택·김포시, 충남 천안·아산시, 서울 강동구 등이다.

지하철 5호선 연장과 GTX D 노선이 지나는 김포시 장기동에 있는 한 공인중개업소는 “27일 가계약금을 바로 송금하겠다는 매수자도 2명이나 있었다”며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면서 결렬됐는데, 관망하던 매수인들이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집주인들도 GTX발(發)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고 있다. 김포시 운양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 씨(33)는 “이사를 하려고 집을 매물로 내놨는데 6개 부동산에서 ‘호가 올리겠냐?’고 연락이 왔다”며 “지금보다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GTX C노선이 연장된 경기 동두천시의 한 공인중개업소는 “전날(27일) 전용 84㎡ 호가를 1000만 원 더 올리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매수 문의도 5통 이상 받았다”고 했다. 천안 동남구 천안역필하우스에듀시티 1단지 전용 84㎡는 정부의 GTX 발표 직후 4억4000만 원에서 4억8000만 원까지 호가가 4000만 원 올랐다.



● “GTX 불확실성 커 투자 유의해야”


이번 노선에서 비껴갔거나 애초 대상지역이 아니었던 곳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 고양시의 직장인 김모 씨(41)는 “삼성역 정거장 개통이 지연돼 GTX로 강남 출퇴근을 하는 건 2028년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확충안이 주로 김포와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마련돼 아쉽다”고 했다.

수혜 지역이더라도 지방자치단체의 사업비 마련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아산시는 지난해 233억 원에 달하는 세수 결손이 발생했고, 춘천시 역시 재정자립도가 17.74%(2022년 기준)로 2020년 이후 3년간 20%를 밑돌았다. 춘천의 자영업자 한모 씨(55)는 “객관적으로 수요 계산은 한 건지 궁금하다”며 “안 그래도 시 재정이 열악한데, 괜히 철로 까는 데 지역 예산 다 썼다가 주민 복지만 줄어들까 걱정된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섣부른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는 “GTX A노선만 보더라도 2019년 6월 착공을 위해 6년 동안 전략환경영향평가라는 사전 절차를 밟았다”며 “철도는 기본·실시 계획 등 착공 전 수립해야 하는 계획에 필요한 기간만 최소 4년이고 순 공사 기간도 5년 이상 걸리는 만큼 성급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했다.



평택=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