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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습격범, 안창호가 도산공원에 계시냐”며 횡설수설

입력 | 2024-01-29 03:00:00

범행 장소 태워준 택시운전사 밝혀
경찰 “계획범행 가능성 배제 안해”
배현진 퇴원 “일어나선 안될 일”
이재명-한동훈 경호 강화나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을 습격한 A 군(15)은 범행 전 ‘안창호 선생이 도산공원에 계시냐’고 하거나 미용실에 불쑥 들어가 연예인 연습생을 찾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28일 나타났다. 다만 경찰은 계획 범행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A 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이력 등에 수사력을 집중하며 정확한 범행 동기를 캐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군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상가 건물에서 배 의원을 습격하기 약 1시간 반 전인 26일 3시 반경 택시로 신사동 도산공원에 도착했다. 당시 그를 태운 택시 운전사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군이) ‘안창호 선생님이 도산공원에 계시냐’며 횡설수설하다가 도착 직전 ‘목적지 주소를 찾았다. 연예인을 만나러 간다’며 50m가량 떨어진 범행 장소의 주소를 줬다”고 말했다.

그리고 범행 장소인 상가 건물에 도착한 후엔 2층 미용실에 들어가 ‘연예인 연습생을 찾는다’며 내부를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연예인이 많이 다니는 미용실에서 사인을 받으려고 기다렸고, (배 의원을 습격한 건) 우발적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A 군이 만약 처음부터 배 의원을 습격하기로 계획했다면 범행 전 택시 운전사나 미용실에서 한 발언도 꾸며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SNS 분석과 주변인 조사 등으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A 군은 체포 직후부터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에 응급 입원해 있다. 응급 입원은 30일 새벽 종료되는 만큼, 경찰은 보호자 동의에 따라 강제입원을 지속하는 상태로 조사할 방침이다.

습격 직후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실려가 응급수술을 받았던 배 의원은 27일 퇴원하며 페이스북에 “국민 누구에게도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힘내서 완쾌한 뒤에 국민, 저의 송파 주민들을 안전하게 지키겠다는 약속을 완수하기 위해 전보다 더 필사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썼다. 경찰은 총선 전 추가 테러 우려에 대비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경호·경비를 강화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29일 당정협의를 열어 이상동기 범죄(일명 ‘묻지 마 범죄’) 등 민생 치안 확보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근 빈번해진 이상동기 범죄와 모방 범죄 등에 대해 점검하는 차원”이라며 “설 명절과 총선을 앞두고 전반적인 민생 안정과 치안 확보를 위해 종합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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