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집서 여친 총 쏠것” 신고 등 美 최근 2개월새 최소 27건 발생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증오와 극단의 정치가 일상까지 파고들면서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폭력을 예고하는 ‘스와팅(swatting)’이 크게 늘고 있다. 미 특수기동대(SWAT)에서 따온 신조어인 스와팅은 경찰이 잠재적 위험으로 인식해 대응하도록 만드는 허위 신고를 뜻한다. 정치인, 행정부 및 사법부 관계자 등을 위협하거나 괴롭힐 목적으로 폭력, 폭탄 테러 등을 저지를 것이라고 거짓 예고하는 신종 정치폭력이다.
2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하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도 스와팅 피해를 당했다. 지난해 12월 30일 한 남성이 긴급 신고전화인 ‘911’에 “헤일리 전 대사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키아와섬에 있는) 자택에 머물러 있는 동안 내 여자친구를 총으로 쏜 뒤 자해할 것”이란 위협 예고 전화를 걸었다. 해당 신고는 거짓으로 드러났으며, 당시 헤일리 전 대사도 자택에 머물고 있지 않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현재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과 관련된 인사들도 스와팅 표적이 되고 있다. 11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기 대출 혐의 재판을 맡고 있는 아서 엔고론 맨해튼지방법원 판사 자택에 허위 폭탄 테러 신고가 접수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주(州) 경선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민주당 소속 셰나 벨로스 메인주 국무장관처럼 반(反)트럼프 인사들도 대상이 됐다.
로이터통신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 이후 최소 27건의 스와팅이 발생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을 사기라고 주장한 뒤 정치폭력이 급증한 사태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FBI는 스와팅에 대해 “대응 요원들이 허위 신고를 받고 현장에 투입되면 치안 공백이 생겨 지역 주민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데다 주민들이 스스로를 방어하려고 하면서 경찰관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와팅(swatting)
미국 경찰 특수기동대(SWAT)에서 따온 말로, 경찰이 대응하도록 허위 신고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정치인 등을 표적으로 한 위협, 괴롭힘으로 빈발하고 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