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앞 민주주의 위협 우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체포됐고, 이를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아래)가 논평하는 듯한 허위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퍼졌다. 페이스북 캡처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사칭한 허위 음성이 유포된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체포됐다는 허위 정보가 담긴 딥페이크 사진까지 등장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인공지능(AI)을 악용한 허위 정보 유포로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24일(현지 시간) USA투데이는 최근 소셜미디어 등에 퍼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체포 사진은 완전한 허위 정보라고 보도했다.
해당 사진은 보수 논객인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가 오바마 전 대통령이 경찰에 체포돼 경찰차에 타려는 장면을 보며 논평하는 방송 장면을 찍은 것처럼 보인다. 사진 밑에는 “오바마가 인류에 대한 범죄로 체포됐다. 칼슨이 이를 개인 텔레그램 채널에서 보도했다. 그러나 CNN 등 주류 언론은 의도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글도 있다.
허위 사진의 원본은 2008년 경찰 지시를 따르지 않은 캘리포니아주 시위대가 경범죄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을 찍은 사진이다. 체포 대상을 일반인 시위대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 바꿔 조작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팔을 잡은 경찰의 손이 부자연스럽게 뭉개져 있는 등 조작의 흔적도 금방 찾아볼 수 있다.
미 일각에서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AI 규제를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확립한 AI 규제는 없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일부 주(州)가 자체적으로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