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희망’ 정친원에 2-0 완승 “아버지, 하늘에서 보고 계시죠”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가 27일 호주오픈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채 기뻐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던 사발렌카는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멜버른=AP 뉴시스
아리나 사발렌카(26·벨라루스)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테니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2위 사발렌카는 2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정친원(중국·세계 15위)을 1시간 16분 만에 2-0(6-3, 6-2)으로 이겼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사발렌카는 이날 승리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서 우승 상금 315만 호주달러(약 27억7000만 원)를 받았다. 사발렌카는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가 또 메이저 정상에 오른 뒤 우는 모습을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내가 우승을 해보니 그 선수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며 “특히 4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오늘의 내가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내가 25세까지 메이저대회에서 2번 이상 우승하길 바랐다”고 했다. 아버지가 눈을 감은 2019년 전까지 사발렌카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16강(US오픈)이었다.
사발렌카는 또 이번 대회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 세트’ 우승으로 올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 이후 US오픈 준우승 등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4강 이상 성적을 냈던 사발렌카는 이번 시즌 첫 메이저대회부터 활약을 펼치며 남은 메이저대회의 기대감을 높인 것이다. 사발렌카는 “지난해 US오픈 결승전의 패배가 내게 좋은 교훈이 됐다”며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 우승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내게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