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선도아파트 50지수 1월 -0.22% 지난달 -0.14% 에 비해 하락폭 확대 중개업소 4개월 연속 하락 전망 많아
부동산 시장 위축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50개 랜드마크 아파트 가격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하락폭도 전달에 비해 확대됐다.
2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국민은행(KB) 선도아파트 50지수’가 이달 0.22% 하락했다. 이 지수는 지난달 8개월 만에 -0.14%로 하락 전환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시가총액(가구 수X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주요 대단지 아파트들의 가격이 반영되는 이 지수가 부동산 시장 전체를 축소해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특히 요즘같이 거래량이 극도로 줄어든 시장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거래가 많은 대규모 아파트의 의미가 과거보다 더 중요하게 판단된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불리며 마지막까지 버티던 강남권 주요 아파트 가격도 약세로 돌아선 것이어서 2차 하락장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수억원씩 하락한 금액에 거래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 5일 22억2500만원(25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25억9000만원(26층)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 3억6500만원 하락한 것이다.
인근 대단지인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도 지난 6일 22억3000만원(10층)에 거래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이달 10일 19억원(3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에만해도 20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졌으나 이달 들어서는 하락 거래가 이어지며 19억원도 붕괴될 조짐이다.
강북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84㎡는 이달 12일 6억1800만원(10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7월만 해도 7억500만원(19층)에 거래됐지만 가격이 점차 떨어지며 6억원대 초반대로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은 1월 넷째 주(22일 기준) 0.03% 떨어지며 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송피구(-0.06%), 서초구(-0.04%) 등 강남권은 물론 도봉구(-0.05%)·성북구(-0.07%) 등 전 지역에서 하락거래가 이어졌다.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집값 인식과 전망도 부정적인 상황이다. KB부동산이 발표하는 1월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80을 기록했다. 최근 4개월 연속 하락 전망이 더 많은 상황이다. KB부동산 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6000여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지역의 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 전망에 대한 조사를 해 0~200 범위의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100을 초과(미만)할수록 ‘상승(하락)’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계절적 비수기에 동장군까지 기승을 부리자 매수 움직임이 꽁꽁 얼어붙었다”며 “정부가 연초부터 1·10대책을 발표하며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등의 공급확대 방안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는 시장 움직임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