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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베르시포로신’ 미국 이어 유럽 희귀의약품 지정… 신약개발 한 걸음 더

입력 | 2024-01-29 18:54:00

미국·유럽 모두 희귀의약품 지정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개발 기대감↑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옵션 제공할 것”




대웅제약은 29일 세계 최초 신약으로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DWN12088)’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추가 지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베르시포로신은 앞서 2019년 미국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어, 국제적인 위상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희귀난치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 및 허가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를 뜻한다. EMA는 유럽 내 인구 1만 명 중 5명 이하로 영향을 주는 질병 중에 환자들에게 상당한 혜택(Significant Benefit)이 예상되는 후보물질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고 있다.

EMA는 유럽에서 인구 1만 명 중 5명 이하로 영향을 주는 질병 중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고
EMA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후보물질은 ▲임상시험에 대한 과학적 조언 제공 ▲허가수수료 감면 ▲의약품 허가 시 10년간 독점권 인정 등 혜택이 부여된다. 미국은 7년간 독점권을 인정하고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은 폐에 콜라겐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폐 기능을 상실하는 난치병으로, 전 세계 인구 10만 명 당 13명 정도 발생한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에 불과한 치명적 질환이지만, 기존 치료제는 부작용이 심해 신약 개발이 절실하다.

베르시포로신은 PRS(Prolyl-tRNA Synthetase) 단백질 활성을 저해시키는 항섬유화제 신약 후보물질이다.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 작용을 줄여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다만 인체는 콜라겐 부족 시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질병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데 베르시포로신은 환자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범위까지만 콜라겐 생성을 억제해 폐섬유화를 완화한다고 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5월 유럽분자생물학회(EMBO)에서 논문을 발표하며 이 기전을 규명했다.

베르시포로신은 2022년 미국 FDA에서 희귀의약품과 신속심사제도(패스트트랙) 개발 품목으로도 지정됐다. FDA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약물은 개발 단계마다 임상 설계에 대한 상담 및 획득한 자료에 대한 조언 청취 등 허가 승인 과정에서 FDA와 긴밀한 협의가 가능하다. 이어 지난 12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신약 임상개발지원’ 과제 중 ‘하이 퍼포먼스(High performance)’ 부문 우수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이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베르시포로신은 지난해 중화권 기술수출에 성공하는 등 임상 단계부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EMA 희귀의약품 지정을 계기로 희귀질환인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신속하게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라고 전했다.

베르시포로신은 한국 및 호주에서 진행된 다수의 임상 1상에서 총 162명의 건강인 대상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하였고, 현재 한국 및 미국에서 다국가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매년 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2030년 75억 달러(약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