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투표서 과반 득표자 안나와 철인3종 선수-DJ 경력도 눈길
28일 핀란드 헬싱키 시청에서 집권 여당인 국민연합당 대선 후보인 알렉산데르 스투브 전 총리(오른쪽)와 녹색당 후보 페카 하비스토 전 외교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이날 열린 대선에서 두 후보가 1, 2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어 다음 달 11일 결선투표에서 다시 맞붙을 예정이다. 헬싱키=AP 뉴시스
핀란드가 2023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 뒤 처음으로 치른 대선에서 중도우파 성향 전직 총리와 중도좌파 성향 전직 외교장관이 결선 투표로 맞붙게 됐다. 두 후보가 이념 성향에서는 다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핀란드 방어에 대한 강경한 입장에서는 일치한다. 지난해 4월 나토에 가입한 핀란드에서는 급변하는 유럽 정세에 대응할 강력한 외교적 리더십을 갖춘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8일 치러진 핀란드 대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1위인 중도우파 성향 제1당 국민연합당 알렉산데르 스투브 후보(55)와 2위인 중도좌파 성향 녹색당 페카 하비스토 후보(65)가 다음 달 11일 결선 투표를 다시 치른다. 이날 개표에선 스투브 후보가 27.2%, 하비스트 후보가 25.8%를 차지했다. 극우 핀란드인당 소속인 유시 할라아호 후보(52)는 19%를 득표하는 데 그쳐 탈락했다. 핀란드 대선은 첫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스투브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전망됐지만, 결선은 어떤 변수가 생길지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두 후보는 각각 ‘철인 스포츠맨’과 ‘아마추어 DJ’란 이색 경력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하비스토 후보는 201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외교장관으로 재임하며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 역시 러시아에 대항하는 강경 노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근무하며 2005∼2007년 다르푸르평화협정(DPA) 체결에 관여하는 등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소수자인 그는 ‘DJ 펙시’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아마추어 DJ이기도 하다.
2012년부터 두 차례 당선됐던 사울리 니니스퇴 현 대통령은 3선 금지 규정에 따라 3월에 퇴임한다. 임기 동안 지지율이 90%를 넘을 만큼 국민적 신뢰가 높았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