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15차례… 작년 정직 3개월 “불완전판매 이어 내부통제 부실” 김주현 “은행 ELS 판매금지 검토”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 한 시중은행에서 상품 선정 업무 담당 직원이 다수의 증권사로부터 수차례 골프 접대를 받아 중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ELS 판매 금지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하나은행은 모든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 본점에서 ELS 상품 구조를 결정하고 증권사 선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 A 씨는 지난해 6월 ‘청렴 유지 의무’ 위반으로 중징계인 정직 3개월을 받았다.
A 씨는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다수의 증권사로부터 15차례 골프 접대 등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캐디 비용을 제외한 골프 비용은 A 씨를 접대한 증권사에서 모두 부담했다. A 씨의 비위는 제보를 통해 알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 앞에 모인 홍콩 ELS 투자 피해자 모임. 뉴시스
한편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은행에서 ELS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한 의원의 질의에 “상당 부분 개인적으로 공감한다”며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고위험 상품이라 하더라도 상품 구조가 단순한데 고위험인 것도 있고 구조 자체가 복잡한 것도 있다”며 “어떤 창구에서 판매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의 실질에 맞는 것인지 이번 기회에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시중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모든 ELS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 비예금상품위원회가 22일 판매 중단을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