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빌딩에서 노원구의 아파트 밀집 지역이 보이고 있다. 2024.1.15/뉴스1
역대급 거래 절벽에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매수자는 뚜렷한 ‘급급매’를 찾고 있는 상황이 뚜렷한 가운데 상급지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매물 가격을 낮추는 것도 한계가 있어 좀처럼 아파트 매매가 성사되지 않는 모습이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날(29일) 기준 1811건으로 한 달 전인 11월 1843건에 이어 두 달 연속 1800건대를 이어갈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8월 3899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이 시작된 29일 서울 도심의 공사장 가림막에 그려진 행복한 가족 그림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2024.1.29/뉴스1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맞벌이인데 집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공인중개사에게 아파트 비밀번호를 알려줘도 괜찮은지”, “호가보다 확 낮춰 빨리 팔고 싶은데 네이버 부동산에 올려놓으면 괜히 아파트 시세만 낮추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 “확실한 매수 의사가 있는 경우에만 집을 보러 왔으면 좋겠다” 등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들의 고민이 엿보인다.
금리 인하나 대출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확실한 ‘트리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한동안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 거래만 이뤄지고, 결국 매물 가격이 조정되는 등 하락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9주 연속, 서울 아파트값은 8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29일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은 9억원 이하 아파트를 살 때 최대 5억원까지 1~3%대 저리로 대출(연 소득 1억3000만원 이하)이 가능해 다소 파격적이지만, 수혜 대상이 2년 내 출산 가구로 한정적이라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30일부터 보금자리론이 부활하지만, 가계부채 관리를 목적으로 대상 조건도 까다롭게 운영되고 대출 한도도 축소됐다”며 “주택 거래 시장에 미치는 효과 자체가 미미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