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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에서 또 불이?” 화재 원인 파헤친 소방관, 8만대 리콜 이끌어

입력 | 2024-01-30 09:37:00

용인소방서 화재조사분석과 양원석 소방장(44).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특정 차량의 동일한 부위에서 반복적으로 불이 나는 것을 의심한 소방관이 차량 결함을 밝혀내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를 끌어냈다.

3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국토교통부는 2005년 7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생산된 르노코리아자동차 SM3 차량에 대한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용인소방서 화재조사분석과 양원석 소방장(44)이 보낸 화재현장조사서와 기술분석 등의 조사를 토대로 차량 결함을 인정했다.

양 소방장은 2021년 의왕소방서 근무 당시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SM3 차량 엔진룸 화재를 목격했다.

얼마 후 용인소방서로 자리를 옮긴 그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용인 지역에서 SM3 차량 엔진룸 화재 소식을 2건 추가로 접했다.

이를 미심쩍게 여긴 양 소방장은 2014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약 10년간 경기 지역에서 발생한 SM3 차량 화재 17건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2005~2016년도식 SM3 차량에서 브레이크 잠김 방지(ABS) 모듈에 연결된 접지 배선 불량으로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양 소방장은 지난해 7월 한국교통안전공단에 SM3 차량의 결함보상 검토를 요청해 국토부로부터 리콜 조치를 받아냈다.

접지 배선 불량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한 SM3 엔진룸.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용인소방서에 보낸 공문에서 “자동차 화재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에 감사하다”며 “향후 자동차 결함으로 의심되는 화재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화재 재발방지를 위해 관련 정보공유와 공동조사에 협조해 달라”고 양 소방장의 공로를 인정했다.

양 소방장은 “의심을 품고 진행한 화재조사를 통해 정부에서 차량 결함 확인에 이어 대규모 리콜까지 결정해 화재조사관으로서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정확한 화재 원인 분석을 통해 화재를 예방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