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우리에게 협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024년 신년사를 통해 ‘내실과 협업’을 강조했다. 최근 은행권에 대한 이자 장사 비판에는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 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2023년에는 10년 만의 역성장 위기, 비은행 부문의 성장 저하 등 그룹의 부족한 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며 “이 모든 결과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는 ‘협업’을 제시하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산맥을 따라 군집을 이루며 사는 ‘레드우드’(미국 삼나무) 사례를 들었다. 뿌리의 깊이가 약한 레드우드가 오랜 세월을 견디며 울창한 숲을 이루는 비결은 협업이라고 설명하며 뿌리의 깊이는 얕지만 옆으로 뻗어 주변 나무의 뿌리와 강하게 얽혀 서로를 지탱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각 사의 한정된 자원으로 강력한 경쟁자들과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협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협업 방식으로는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 제휴,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예로 들었다.
최근 은행의 과도한 이자 수익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함 회장은 “고금리로 고통받는 많은 이에게는 금리 체계가 정당하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며 “이미 검증된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항변보다는 우리의 성공 방정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금리 및 수수료 체계의 산정 방식 검토에 있어서 가산금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용과 원가 산정에 신용등급 체계는 적정한지, 금리 감면 요청 전에 선제적인 제안은 할 수 없었는지 등을 자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금융그룹의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 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밝혔다.
가입자 수 300만 명을 넘긴 ‘트래블로그’를 통해 상생과 성장이 함께할 수 있음도 강조했다. 함 회장은 “성장을 멈추자는 것도, 무작정 나누자는 것도 아니다”라며 “트래블로그는 수수료는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손님의 편의와 혜택은 극대화해 모두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어 “진심을 바탕으로 손님, 직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상생하고, 이를 통해 사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함 회장은 “변동성의 심화, 불확실성의 증대로 예측이 불가능한, 그러나 완전히 새로울 미래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며 “모두에게 진심을 다하고, 다 같이 나누고, 희망을 더하며, 함께하는 착한 금융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해 그룹의 새로운 백년을 위한 토대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