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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아파트 화재… 대형 사고 막는 난연 매트리스 주목

입력 | 2024-01-31 03:00:00

지난해 아파트 화재 2993건… 초반 3분 대피 골든타임 중요해
‘플래시 오버’ 막는 난연 소재 눈길… 미국 영국 등 난연 매트리스 의무화
시몬스, 불에 강한 신소재 개발… 안정호 대표, 공익 위해 특허 공개



시몬스가 개발한 ‘맥시멈 세이프티 패딩’. 시몬스는 화재 안전성을 가진 신소재인 맥시멈 세이프티 패딩을 적용해 난연 매트리스를 생산하고 있다. 시몬스 제공


최근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 사고를 비롯해 경기 군포시와 고양시, 세종시에서도 잇달아 화재가 발생하면서 아파트 화재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발생한 아파트 화재는 모두 1만4112건으로 2021년부터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2993건으로 집계됐다. 아파트는 한정된 공간에 다수가 거주하는 공간적 특성으로 인명피해 발생 위험이 크다. 지난 5년간 아파트 화재로 사망한 174명 중 124명(71.2%)의 사인은 연기 흡입이었다. 아래에서 위로 확산하는 속도가 빠른 연기의 유동 특성상 연기 흡입에 의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한 것이다.


●대형 화재 막는 ‘난연 매트리스’


시몬스가 실시한 난연 매트리스의 화재 시험 모습. 시몬스 침대의 난연 매트리스는 1분 후 불길이 자연 소멸되며 쉽게 불에 타지 않은 반면 일반 매트리스들은 4∼7분여 사이에 큰 불길에 휩싸였다. 시몬스 제공

실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인화성 물질이 연소하며 배출하는 유독가스가 모여 한 번에 폭발하면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실내 전체를 화염에 휩싸이게 하는 ‘플래시 오버’ 현상은 한번 발생하면 질식을 유발하고 시야를 가려 거주자는 물론 이웃까지 대피하기 어렵게 한다. 플래시 오버가 발생하기까지의 시간이 피난 허가 시간을 결정하기 때문에 화재를 초반에 잡기 위해서는 처음 3분 ‘골든타임’이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주거 공간에서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매트리스의 경우 전기장판, 온열매트 등 겨울철 난방용품과 함께 사용하면 높은 열 흡수율과 인화성으로 화재 위험성이 배가된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에서는 이런 이유로 난연 매트리스 유통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가연재를 파고드는 불꽃의 특성상 불길이 침대 내부로 침투하면 내장재를 태우면서 유독가스를 발생시키고 이는 거주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과 달리 국내 침대 매트리스 관련 안전 기준은 미흡한 상황이다. 현행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아파트를 제외한 11층 이상의 건축물, 다중이용업소, 의료시설 등에서 사용하는 소파, 카펫, 커튼 등에 대해서만 방염(防炎) 성능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 시몬스, 공익 위해 특허 공개


국내에서는 소비자 개개인이 직접 나서 난연 매트리스 여부 등 침실 안전 관련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난연 매트리스 구매 시 매트리스 전면이 난연 소재로 둘러싸여 있는지, 실물 규모의 화재 시험 과정을 거쳐 난연 성능이 입증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시몬스는 2018년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을 대상으로 국제표준(ISO 12949) 및 국내표준시험방법(KS F ISO 12949)을 적용해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로 생산하고 있고, 2020년 관련 특허도 취득했다.

시몬스의 난연 매트리스에는 시몬스가 독자 개발한 화재 안전성을 가진 신소재인 ‘맥시멈 세이프티 패딩(MAXIMUM SAFETY PADDING)’이 적용됐다. 봉합실, 봉합 면 테이프, 매트리스 밑부분의 미끄럼 방지 부직포까지 모두 난연 기능을 갖춰 불에 잘 타지 않는다. 불이 붙더라도 천천히 자연 소멸한다.

시몬스 침대의 안정호 대표는 최근 공익을 위해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관련 특허(등록번호: 10-2151273, 10-2151274)를 공개했다. 이번 결정으로 침대 업계는 시몬스의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관련 특허 기술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안 대표는 “겨울철 잇따른 화재로 인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게 됐고,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특허 공개를 결심하게 됐다”며 “기업의 활동은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하는 만큼, 다른 회사들도 함께 난연 매트리스로 바꿔 나간다면 결국엔 소비자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