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청 디자이너 인터뷰 론칭한 브랜드 ‘라이’ 10주년 품질과 디자인으로 K패션 주목 파리올림픽 겨냥 맞춤컬렉션 계획
이청청 디자이너가 25일 본인이 론칭한 브랜드 ‘라이(LIE)’ 컬렉션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국내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 패션이 해외에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디자인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고 주목받는 신진 디자이너도 많습니다.”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이상봉타워에서 만난 이청청 디자이너(46)는 해외에서 부는 ‘K패션’ 열풍을 전했다. 그는 “K팝과 드라마, 영화의 유행으로 K라는 단어가 이제는 하나의 어드밴티지가 됐다”고 했다.
이 씨는 데뷔 10주년을 맞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가운데 한 명인 이상봉 디자이너가 그의 아버지다. 디자이너 데뷔 초기에는 ‘이상봉의 아들’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이청청이라는 이름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신이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 ‘라이(LIE)’가 10주년을 맞이했고 아시아모델어워즈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인 국제문화교류 공로상도 받았다. 이 씨는 “지난 10년은 여러 나라에서 세일즈를 하며 한국 패션에 대한 니즈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한국 패션의 세계화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 씨는 “우리나라의 패션 브랜드 지원은 신진 브랜드를 키우는 데 특화돼 있어 롱텀(장기적) 안목이 부족해 아쉽다”고 했다.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시도와 실험이 필요한데 전략 부재로 투자자가 중간에 빠져나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세계 시장에서 ‘톱 티어’로 인정받는 한국 브랜드가 나올 때까지 장기적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 씨는 다음 달 1일부터 열리는 ‘2024 가을겨울 서울패션위크’에 올림픽을 주제로 한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름에 열릴 파리 올림픽을 겨냥한 맞춤 컬렉션이다. 장애인 화가의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 등 패럴림픽을 주제로 한 무대도 준비했다. 이 씨는 “여러 가지로 분열된 오늘날 사회에서 올림픽이 주는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었다”며 컬렉션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씨는 서울패션위크 이후 파리, 하노이 등의 패션위크 행사를 돌며 라이와 한국의 패션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소비자들이 K패션을 ‘프리미엄’으로 봐 줬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