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조(UAW) 행사에 참석해 11월 대선에서 자신을 찍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UAW는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위쪽 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 공화당 첫 대선 경선이 열린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행사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디모인=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면서 2024년 11월 미 대선 본선 또한 본격화했다. 주(州)별 경선은 올봄이 다 지날 때까지 계속되며 각각 올 7, 8월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 후보가 최종 선출된다. 하지만 미 대선은 이미 현직 대통령 조 바이든과 전직 대통령 트럼프의 대결로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는 민주당 내에서 별다른 도전을 받지 않고 있다. 다만 공개 행사 때마다 82세의 고령인 점과 이에 따른 이런저런 논란이 불거지면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78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재집권에 성공하면 취임날 기준 미 대통령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 되지만 그의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여론조사에서 50%의 지지율을 밑돌면서 제3후보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제3후보의 출마 시도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대선 때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법원과 주법원의 여러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그는 이미 뉴욕주 법원에서 성폭행 명예훼손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또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등을 선동한 혐의로 형사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는 이런 법적 위험이 바이든 행정부의 정치적 박해라고 설득하는 데 일부 성공했다. 다만 당내 경선 과정에선 그런 주장이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대선 본선에선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효과적인 재선 전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미국 외교에 끼친 피해를 부각하는 것일 수 있다. 그의 무모한 외교정책은 국제질서를 위협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것은 미국 민주주의에 근본적인 도전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미국이 중국과의 패권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다뤄야 하는 만큼 전 세계가 바이든 대통령의 안정적인 손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또 성장률 상승, 고용 증가, 물가 하락, 주식시장 상승 등 최근 미 경제상황이 좋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바이든 재선 캠프 측은 경제지표 개선에 고무된 상태다.
결론적으로 나는 한국 독자들에게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선 여론조사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 것을 권한다. 11월 대선까지는 거의 1년이 남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닥뜨린 법적 위험을 고려하면 그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는 과거 선거에서 항상 승자였던 것은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큰 차이로 제쳤다. 2016년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총득표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