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사망 ‘타워22’ 초기 조사결과 “새벽시간 주둔지 사택 공격당해… 당시 기지 방공 경고체계 작동안해” 희생 미군 3명 모두 조지아주 출신… 대선 핵심 경합주로 바이든에 부담
샤헤드 드론. 타스님통신 사진
친이란 무장단체의 드론 공격으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중동 주둔 미군 3명이 숨진 사건의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미국의 초기 조사 결과, 당시 미군의 오판에 따라 해당 기지의 대공(對空) 방어망이 뚫렸고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
사망자 3명이 모두 11월 미 대선의 경합주인 조지아주 출신이라는 점도 조 바이든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재검표까지 가는 소동 끝에 0.2%포인트 차로 간신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 조지아주는 이번 대선에서도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지역이어서 미군 사망에 따른 지역 여론 악화가 바이든 행정부에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 솔레이마니 관련된 ‘KH’가 공격 배후
CBS뉴스는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KH가 이란산 자폭형 드론 ‘샤헤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고, 당시 타워22 기지의 방공 경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국자를 인용해 KH가 공격했던 시간에 마침 다른 지역에서 임무 수행을 마친 미군 드론도 귀환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두 드론이 동시에 기지로 들어오면서 미군이 적기 식별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P통신도 같은 날 당국 예비 보고서에 ‘미군이 적군 드론을 아군 드론으로 오인해 피해를 봤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KH는 2007년 이라크와 이란의 이중 국적자인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가 만들었다. 조직원 수는 약 1만 명이며 전투기, 드론, 로켓, 단거리탄도미사일, 훈련된 저격수 집단 등을 보유했다.
● 희생자 3명 모두 ‘흑인-조지아’ 출신
27일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단체 ‘카타입헤즈볼라(KH)’의 공격으로 숨진 케네디 샌더스 미군 상병, 윌리엄 리버스 병장, 브리오나 모펫 상병(왼쪽 사진부터). 세 사람은 모두 11월 미 대선의 대표 경합주로 꼽히는 조지아주 출신이다. 미 국방부 제공
샌더스 상병의 아버지 숀 씨는 AP통신에 “자식을 잃은 분노에 휩싸여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모펫 상병의 어머니 레지나 씨도 “내 삶은 영원히 바뀔 것이고 고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절규했다.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또한 “사망자 3명이 모두 조지아 출신이라는 사실에 슬픔을 느낀다”고 동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KH의 배후인 이란 모두 확전을 우려해 ‘서로 긴장 수위를 높이지 말자’는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 협상이 완료된 후 미국이 소수의 시아파 무장단체만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공화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이란 직접 공격 대신 KH를 포함해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의 일부 조직만 조준한다는 것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