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이어온 ‘제프리네 장난감’ 팬데믹後 경영난 내달 10일 폐점 WP “좀비도시 대탈출에 동참”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제프리네 장난감’을 운영하는 매슈 룬(왼쪽)과 그의 부모. 사진 출처 ‘제프리네 장난감’ 홈페이지
‘버즈 라이트이어의 자동차, 포테이토 헤드 커플, 꼬리에 꼬리를 무는 플라스틱 원숭이들….’
디즈니·픽사의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 스토리’ 시리즈에 수많은 영감을 줬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장난감 가게 ‘제프리네 장난감(Jeffrey’s Toys)’이 86년 만에 문을 닫는다. 팬데믹 이후 ‘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한 샌프란시스코의 치안과 고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창업자인 버디 룬이 1938년 잡화점으로 시작해 4대를 이어온 ‘제프리네 장난감’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오래된 장난감 가게다. 제프리는 버디의 손자 이름이다. 현재 부모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는 4대째 증손자인 매슈는 두 살 때부터 매장에서 자주 지내다가 픽사에 취직해 20년간 일했다. ‘토이 스토리’를 만든 애니메이터 12명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참고 자료가 필요할 때마다 동료들과 가게에 와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고 회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제프리네 장난감은 최근 샌프란시스코 ‘엑소더스(Exodus·대탈출)’에 동참한 사례”라고 29일 전했다. 아름다운 항구도시이자 금융의 중심지로 사랑받던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마약, 범죄, 노숙 등이 급증하며 ‘좀비 도시’란 새로운 오명으로 불리고 있다.
팬데믹 이래 고금리 등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까지 겹치자,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지난해부터 홀푸드마켓이나 노드스트롬 등 유명 체인점들도 잇달아 철수했다. 스털링 변호사는 WP에 “샌프란시스코는 도심에 더 많은 경찰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