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대선 무소속 후보로 나서 나토 사무총장, 美서 우크라전 논의 “러 승리땐 北-이란 더 대담해질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연합 국가 창설에 관한 논의 속도를 앞당기자는 데 합의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뉴시스
3월 대선에서 5선에 도전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우방 벨라루스와 ‘연합 국가’ 창설 논의를 앞당길 뜻도 밝혔다.
29일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3월 15∼17일 예정된 대선 후보로 공식 등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다. 2012년 대선 때만 집권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나왔을 뿐 2000년, 2004년, 2018년엔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무소속 출마의 이유로 장기 집권에 대한 국내외 비판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누가 봐도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무소속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통합 속도를 앞당길 뜻도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고향이자 러시아 2대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만나 “벨라루스와의 연합 국가 수립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두 나라가 평등하고 불가분한 안보를 형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날 2021∼2023년 연합 국가 수립을 위한 각 조항 이행 상황을 평가하고, 2024∼2026년 추진할 연합 국가 창설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두 나라는 이미 1999년부터 연합 국가 창설 조약을 체결하고 국가 통합을 추진해 왔다.
1994년부터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능가하는 장기 집권으로 비판받고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러시아의 최고 조력자 노릇도 자처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6월부터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까지 배치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압박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양국의 협력 강화를 우려했다. 그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 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승리는 북한, 이란, 중국 같은 나라를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