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기자, 김판곤에 “감독직 압박 느끼나” 중동 기자, 클린스만에 “한국, 일본 피했다” 이라크 기자들, 16강 탈락 화나 집단 난동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감독과 취재진이 충돌하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 과열 양상이 나타나면서 물리적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가자 급기야 아시아축구연맹이 직접 나섰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감독과 취재진 간 충돌이 발생한 팀은 한국 출신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는 말레이시아였다.
조별리그 1차전과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가 모두 패해 16강 진출 실패가 확정되자 말레이시아 취재진은 김 감독을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김 감독은 “2년 동안 최고의 결과를 보여줬다”며 “43년 만에 말레이시아를 아시안컵 본선으로 이끌었다”고 반박했다.
그렇게 3차전 한국전에 나선 말레이시아는 3-3 무승부라는 이변을 일으켰다. 경기 후 김 감독은 말레이시아 기자들을 향해 “어제는 나를 비난하더니 오늘은 칭찬한다”고 꼬집었다.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는 우승 후보 일본을 피하려 했다는 현지 보도가 거듭됐다. 한국이 약체 말레이시아와 일부러 비김으로써 조 1위가 아닌 2위를 택했다는 게 보도의 요지였다.
급기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을 하루 앞두고 중동 취재진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앞에서 비꼬는 듯 한 질문을 했다. 한 중동 기자는 “한국은 일본을 피했다. 말레이시아에 실점을 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게 되자 당신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강팀이다. 그 웃음의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라크 대표팀에서는 감독과 취재진이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치달았고 취재진이 대회장에서 쫓겨나는 일이 발생했다. 이라크가 지난 29일 열린 16강전에서 요르단에 패해 탈락하자 이라크 기자들이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난동을 부렸다.
이라크 기자들은 헤수스 카사스 감독을 거칠게 비난했다. 카사스 감독이 퉁명스럽게 반응하자 이를 기점으로 기자들은 더 흥분하며 고성을 지르고 자리에서 일어나 장내를 어지럽혔다. 이로 인해 보안 요원이 출동해야만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아시아축구연맹은 해당 이라크 기자들을 대회장에서 쫓아냈다. 연맹은 30일 누리집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일으킨 기자들은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앞으로 열릴 아시아축구연맹 주관 대회에서 취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취재는 윤리적 책임이 따르는 특권”이라며 “이를 어길 경우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연맹은 향후 심판을 향한 공격 역시 엄금하겠다고 밝혔다. 연맹은 “심판과 선수를 향한 어떤 형태의 위협과 괴롭힘, 개인 정보 폭로 행위를 규탄한다”며 “이런 행위들은 아시아 축구계가 지향하는 페어플레이 정신과 존중하는 태도에 역행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