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어 영세사업자 지원 동참 1인당 최대 150만원 환급 혜택 금융위, 저금리 대출전환 등 확대 은행권, 5~8일 이자 환급 실시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 방안에서 배제됐던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자들도 3월부터 이자를 환급(캐시백)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소상공인 40만 명에게 총 3000억 원 규모의 이자를 돌려주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 은행권→2금융권 이자 캐시백 확대
이번 환급 정책의 적용 대상은 저축은행, 상호금융(농·수·신협 등), 새마을금고, 카드·캐피털에서 연 5% 이상 7% 미만의 금리로 사업자 대출을 보유했던 개인사업자와 법인 소기업이다. 금리 구간이 연 5.0∼5.5%인 경우 0.5%포인트를 일괄 차감하는 방식으로 환급을 진행한다. 연 5.5∼6.5%에 대해서는 5%와의 차이만큼, 연 6.5∼7.0% 구간에는 1.5%포인트를 일괄 차감하는 식으로 각각 환급해준다. 예를 들어 연 6%의 금리로 8000만 원을 대출받았다면 1년 치 환급액은 8000만 원에 1%포인트(6%―5%)를 곱한 80만 원으로 산정된다.
2금융권 대출자들은 올해 3월 말부터 이자 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은행권은 이에 앞서 5일부터 8일까지 이자 환급을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은행권과 달리 2금융권 이자 환급은 대출자가 별도의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신진창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예산으로 집행하는 사업이라 금융사가 중진공에 대출자의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세부 사항은 3월 초에 다시 말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 수혜자 적어 실효성 의문 지적도
금융당국은 소상공인이 받은 연 7%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5.5% 이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도 올 1분기(1∼3월) 중 확대 개편한다. 당초엔 2020년 1월부터 2022년 5월 말까지 대출받은 경우만 적용됐지만 지난해 5월 말까지 대출을 받은 경우에도 대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대환 이후 1년간 대출금리를 최대 5.0%(기존 5.5%)로 적용하고, 보증료(0.7%)도 면제해주기로 했다.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취약계층을 지원한다는 ‘생색내기’에만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고금리 부담 완화 대책이 소상공인에게만 집중돼 급여소득자들의 박탈감이 커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2금융권 이자 환급의 경우 수혜자가 적어 효과가 실제로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책 금융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며, 국가 재정 대신 민간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게 분명한 인센티브 대책을 마련하는 방안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