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큰손 만나 후원금 확보 분주 ‘실탄 넉넉’ 바이든은 거액 광고계약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모금한 정치자금 중 5000만 달러(약 650억 원)를 각종 소송의 변호 비용으로 썼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 등에 관해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했고 다양한 민사 재판에도 연루돼 있다. 이에 선거자금에 비상이 걸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큰손’들과 만나 후원금 확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 모금 외곽조직인 ‘팩(PAC·정치활동위원회)’들은 최근 지출신고서를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률 대응을 담당하는 팩 ‘세이브 아메리카’의 잔액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대선 캠페인을 담당하는 ‘마가 Inc’에서 3000만 달러를 가져다 쓰고, 다른 팩이 모금한 정치자금의 10%를 이체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률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집권 전 뉴욕의 한 백화점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여성 작가 E 진 캐럴이 제기한 명예훼손 사건에서 83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최근 받았다. 가족회사 트럼프그룹이 대출을 받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은행에 자산 가치를 허위 보고한 것에 대해 뉴욕 검찰이 3억7000만 달러의 벌금 부과를 요청한 사건도 조만간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넉넉한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NYT에 따르면 그를 지지하는 슈퍼팩 ‘퓨처 포워드’는 역대 슈퍼팩 최고 액수인 2억5000만 달러의 선거 광고를 계약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