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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이통사’ 22년만에 탄생… 스테이지엑스 4301억 낙찰

입력 | 2024-02-01 03:00:00

공항 등 B2B부터 서비스 전망
과도한 비용에 ‘승자의 저주’ 우려
기지국 구축에 2000억 추가 필요




22년 만에 ‘제4 이동통신사’가 탄생했다. 지난해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된 알뜰폰 업체 스테이지파이브를 주축으로 하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외에 자체 이동통신 주파수를 획득해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등장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과도하게 비용을 지출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세대(5G) 이동통신 28GHz(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 경매 결과 스테이지엑스가 마이모바일을 제치고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최종 낙찰가는 4301억 원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이용자 보호 계획, 기술인력 보유 여부 등을 과기부에 제출하는 추가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28GHz 대역 주파수는 속도가 빠르지만 전파 도달 거리가 짧은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전국 단위의 서비스를 하려면 기지국을 많이 세워야 해 비용이 급격히 늘어난다. 스테이지엑스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한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를 먼저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공연장과 협업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제공항에 5G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외 이용객들에게 빠른 통신 속도를 체감하도록 하는 것이다.

통신 3사는 앞서 2018년 28GHz 대역 주파수를 낙찰받아 서비스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통신사들은 2000억 원대(SK텔레콤 2073억 원, KT 2078억 원, LG유플러스 2072억 원) 비용을 지불했다. 정부는 신규 사업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이번 최저 경쟁 가격을 742억 원으로 낮췄지만 최종 낙찰 금액이 4300억 원 이상으로 올라갔다. 거기에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를 할당받는 날부터 3년 이내에 전국에 총 6000대의 28GHz 기지국 장비를 구축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약 2000억 원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테이지엑스의 비용 부담이 너무 커 제4 이통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윤제 스테이지엑스 사업전략이사는 낙찰 직후 “상당히 길고 힘든 경쟁이었는데 좋은 결과로 마무리가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자금 조달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28GHz 주파수의 독점적 사용을 통한 미래 부가가치까지 반영해 경매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경쟁을 통한 통신비 인하를 위해 2010∼2016년 7차례에 걸쳐 제4 이통사 선정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번에 ‘8수’ 만에 제4 이통사를 선정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