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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수원서 “철도 지하화로 격차 해소, 모든 공약은 총선용… 재원 크게 문제 안돼”

입력 | 2024-02-01 03:00:00

용산-구로-안양 등 지하화 검토
반도체 간담회 고동진 前사장 동석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후 경부선이 관통하는 경기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 보도 육교를 걸으며 시민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부선 등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한 뒤 “철도 지하화가 수원의 고착화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육교와 철도 부분을 덮고 공원, 산책로, (뉴욕)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생긴다고 생각해 보면 대단한 사업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 수원시를 찾아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산업현장 간담회를 열어 ‘수원 벨트’에 힘을 실었다. 이날 반도체 간담회에는 한 위원장이 ‘삼고초려’로 영입했다는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도 동행해 지역 반도체 업계와 중도층 표심 공략에 나섰다.

수원은 국민의힘이 지난 두 차례 총선에서 모든 의석(5석)을 야당에 내준 곳으로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탈환해야 할 경기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여당은 “철도가 구도심을 가르는 모든 도시가 철도 지하화 대상”이라며 서울 용산과 구로 노량진, 경기 안양시, 대전역 부근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철도 지하화 재원 마련책으로 여당이 내세운 철도 인근 지역 개발로는 비용을 충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 육교에서 경부선 철도로 인한 불편 해결을 주문한 수원 시민에게 공약을 전달하는 형식으로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했다. 한 위원장은 “전국 주요 도시의 도심 단절을 초래하는 철도를 지하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현실의 장막을 걷어내는 것만으로도 격차 해소의 상당 부분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재원 대책에 대해 한 위원장은 “전국적으로 본다면 민자 투자의 유치로 이뤄지기 때문에 재원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지역 전체가 발전할 수 있고 사업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라면서도 필요한 재원 액수와 구체적인 마련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총선용 공약’이란 지적에는 “모든 공약은 총선용”이라며 “수원만 한다는 게 아니다. 원하는 지역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정권의 올해 국정 목표는 오로지 총선뿐이냐”며 “여당의 열세 지역인 수도권에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수원 나노기술원에서 열린 반도체 현장 간담회에서는 “우리의 우선순위는 반도체에 있다”며 “우리는 소수당이지만 정부여당이고, 우리 정책은 실천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지원을 강조했다.

수원은 국민의힘이 총력전을 펼치는 지역이다. 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현역인 수원갑에는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3선을 노리는 수원병에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광온 의원이 4선에 도전하는 수원정에는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출사표를 냈다. 1일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수원 벨트’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 관계자는 “수원에서 바람이 불면 인근 화성, 용인 등 경기 남부 전체 선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