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반입 중 세관 적발 차봉지에 진공 포장해 담아 "엄정 처벌 필요" 징역 10년
제주에 필로폰 12㎏을 밀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말레이시아인 2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시 진재경)는 1일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말레이시아국적 A(36)씨와 B(41)씨에게 각각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26일 말레이시아 호텔에서 성명불상자 C씨로부터 한화 약 200만원 상당의 보수를 받기로 하고 항공기 통해 필로폰 약 12.253㎏을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27일 여행용 캐리어 2개에 필로폰을 나눠 담은 뒤 항공기 위탁 수하물을 통해 제주에 들여왔다. 이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뤄진 위탁 수하물 검사에서 제주 세관에 의해 적발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말레이시아 호텔을 나오면서부터 적발되기 직전까지 C씨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동선을 보고하는 등 지속적으로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C씨는 메신저로 이들에게 ‘제주도에 도착하면 캐리어를 들고 바로 호텔로 가라’, ‘서로 기다리지 마라’, ‘개(탐지견)가 짖어도 두려워 하지 마라’, ‘ 문자는 즉시 지워라’, ‘건강식품이라고 끝까지 우겨라’ 등의 지시를 했다.
적발된 필로폰은 4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제주공항 마약류 밀반입 사례 중 최대량이다.
이들은 법정에서 ‘필로폰인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여유가 없고 빚을 청산하고자 C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물건을 옮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C씨로부터 항공비, 숙박 및 식비 일체를 모두 지급받은 점,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받는 월급에 2배가량 많은 보수, 직접 물건을 운반하기로 약속한 점, 문자메시지 중 ‘분말’이라는 은어가 있는 점 등을 토대로 미필적으로나마 운반 물건이 필로폰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마약물 수입 범죄는 지역 사회에 마약을 확산시키고 추가 범죄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범행 필로폰이 전부 압수돼 유통에 이르지는 못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