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찾은 충남 서천시장은 지난 화재 현장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시장 곳곳에는 출입을 금지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정훈 기자
1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에서 만난 김상헌 씨(59)는 화마가 휩쓸고 간 시장을 멍하니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과거 서천시장 시절부터 3대째 이곳에서 생활잡화를 판매해 왔다. 그러나 앞선 화재로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으며 잿더미로 변한 시장 주변을 매일 맴돌고 있다고 한다. 김 씨는 “일부 금전적 지원을 받았지만, 사실 하루 자잿값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지금 가장 시급한 건 장사를 재개하는 것이다. 이곳엔 나처럼 평생을 몸담고 일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상인들의 심정은 그저 막막할 뿐”이라고 힘없이 말했다.
● 갈 길 먼 시장 재건축에 속타는 상인들
1일 찾은 충남 서천시장은 지난 화재 현장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정훈 기자
시장 주변을 지나던 주민들의 마음도 비통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인근에 거주 중인 서정희 씨(55)는 “매일 시장 주변엔 경찰차가 다니고 있고, 녹색 민방위복 차림을 한 이들이 무엇을 하긴 하는 것 같은데, 아직 참사 당일 그 모습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일주일에 한 번은 이 곳을 찾았는데, 새까맣게 타버린 채 방치된 모습을 보면 덩달아 우울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시장 재건축을 위해선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감식 등이 마무리돼야 하지만 아직 종료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감식 종료 후에는 화재 보상 담당자들의 현장확인 일정까지 남아있다. 새로운 시장을 건축하려면 철거부터 설계, 시공 등 짧게 3단계 행정절차가 남아있는데, 기간이 얼마나 소요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충남도에선 1년 6개월 내 시장 복원을 목표로 내 걸었지만, 건축공사는 상황에 따라 변수가 많다. 도에선 철거와 재건축에는 4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예산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어 시장 재건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시공업자가 재원조달, 설계와 시공 등의 모든 서비스를 담당하는 방식인 일괄수주계약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 임시시장 개설도 난항
1일 찾은 충남 서천시장은 지난 화재 현장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시장 뒤편에선 경찰의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