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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부는 서바이벌 게임 열풍, 도대체 왜?[조영준의 게임 인더스트리]

입력 | 2024-02-02 11:00:00


2024년이 시작되자마자 서바이벌 게임 장르가 전 세계 게임 시장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그저 인기가 있는 수준을 넘어 타 장르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는데요.

우선 지난 1월 19일에 일본의 중소 게임사 포켓페어에서 내놓은 서바이벌 3인칭 슈팅게임 ‘팰월드(Palworld)’의 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연초부터 전 세계 게임 시장을 강타한 ‘팰월드’ / 출처-‘팰월드’ 홈페이지

‘팰월드’는 얼리액세스 출시 8시간 만에 판매량 100만 장을 넘어서더니, 2일째에는 300만 장 판매를 돌파했고 3일이 지나자 판매량 500만 장과 동시 접속자 수 150만 명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스팀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동시 접속자를 기록한 수치입니다.

이어 출시 8일째에 600만 장과 동시 접속자 수 200만 명을 넘었고, 최근 국내 PC방 순위도 장악하면서 탑10에 진입했습니다. 전 세계 게임 시장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어김없이 ‘팰월드’ 광풍이 불고 있는 것이지요.

‘팰월드’ 만이 아닙니다. 또 다른 서바이벌 게임인 ‘인슈라오디드’(Enshrouded)도 연초부터 대박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다른 인기 서바이벌 게임 ‘인슈라오디드’ /출처- 인슈라오디드 스팀 페이지

지난 1월 24일에 출시된 ‘인슈라오디드’는 최근 일 최고 동시접속자 수 16만 명을 돌파하면서, 전통의 FPS(1인칭 슈팅) 인기 게임인 ‘콜 오브 듀티’를 넘었습니다.

비슷한 순위의 ‘GTA 5’가 18만 2,812명, ‘콜 오브 듀티’가 12만 6,594명 임을 감안하면, ‘인슈라오디드’의 출시 초반 성적이 얼마나 굉장한 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 2024년에 ‘서바이벌 게임’ 장르가 대세가 되고 있다며, 후속작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입장입니다. 현재 불고 있는 서바이벌 게임의 붐이 금방 꺼질 것 같진 않기 때문인데요.

서바이벌 게임은 어드벤처 장르 혹은 시뮬레이션 장르의 하위 장르로, 플레이어가 주어진 환경 내에서 무사히 살아남는 것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야 하는 게임을 말합니다.

불을 피우고 식량을 찾고 잠잘 곳을 마련해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 장르 /출처- 인슈라오디드 스팀 페이지

플레이어는 오픈 월드를 탐험하면서 재난이나 적대 세력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집도 꾸미고, 식량도 마련하고, 다른 플레이어나 적들과도 싸우게 됩니다. 환경에 적응해서 최대한 풍족하게 오래 살아남으면 승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 서바이벌 장르가 인기 있는 이유는 ‘생존’이라는 테마가 모두에게 공감을 받기 때문인데요. 야채를 심거나 동물을 사냥하거나 자신의 주거지를 넓히는 것은 ‘살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하는 일입니다. 왜 그래야 하느냐 질문이 나올 일이 없고, 게임사도 동기 부여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또 이는 인간의 본능이기에 특별히 교육받을 것도 없죠.

이어 어느정도 커진 다음에는 다른 적들과의 경쟁이 기본 요소가 됩니다. 먼저 자신을 돌보고,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도 우리 ‘삶’의 일부입니다. 심지어 그 성장 과정이 꽤 길고, 늘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성취욕도 느낄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그 성장 과정을 대리만족하며 진행하기에 서바이벌 게임은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게임으로서 얼마나 완성도 높고 재미있느냐가 관건이 될 텐데요. ‘팰월드’는 그런 서바이벌 게임의 기본을 매우 잘 지키고 있습니다.

팰월드의 한 장면. 팰을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생존과 직결됩니다 /출처-팰월드 스팀 페이지

닌텐도의 ‘포켓 몬스터’와 유사한 생명체인 ‘팰(Pal)’을 통해 각종 전투, 농사, 요리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며, ‘팰’을 도축해 식량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능력을 활용해 생산 요소를 자동화할 수도 있습니다. 이 ‘팰’을 타고 상대방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즐기는 몇 시간이 ‘순삭(순간 삭제)’될 정도로 재미있다고 하는데요.

전체적으로 하나의 재미 요소보다는 ‘슈팅’, ‘생존 서바이벌’ 등 다양한 장르를 조화롭게 합치다 보니 호평과 극찬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슈라오디드’도 ‘팰월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세 시대라는 세계관 안에서 기본적인 수집과 육성, 전투를 이어나가게 됩니다. 다만 ‘팰월드’보다 생존과 탐험에 더 집중하며, 젤다의 전설 시리즈와 ‘발헤임’을 즐긴 이들에게 좀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외국 서바이벌 게임이 이렇게 연이어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최고의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국내 게임사들은 어떻게 대응하는지 궁금해집니다. 국내 게임사들도 ‘팰월드’나 ‘인슈라오디드’의 뒤를 잇는 멋진 서바이벌 게임을 출시할 수 있을 지가 관건입니다.

국내에도 준비되고 있는 서바이벌 게임이 있습니다.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등으로 유명한 게임사 넥슨이 준비중인 ‘듀랑고’의 후속작 ‘프로젝트DX” 입니다.

넥슨이 2023년에 발표한 ‘프로젝트 DX’ / 출처 – 넥슨

이 ‘프로젝트DX’는 지난 2022 지스타 게임쇼에서 발표됐습니다. 전작인 ‘듀랑고’는 공룡과 매머드 등 생물이 공존하는 세계를 묘사했는데요. 넥슨에서는 언리얼 엔진 5를 적용해 ‘듀랑고’를 완전히 뛰어넘는 고품질의 그래픽을 보여줄 거라고 합니다. 사내 실력자들을 총동원해 이 ‘프로젝트DX’를 개발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 내 출시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DX’가 ‘팰월드’나 ‘인슈라오디드’만큼 완성도 높게 출시되어 서바이벌 게임의 흥행 돌풍을 이어 가길 기대해봅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