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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하고 상관없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매 확률 1.5배 높여”

입력 | 2024-02-01 16:56:00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술을 마시지 않아도 걸릴 수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치매에 걸릴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1.5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에 의해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으로 알코올성 지방간과 마찬가지로 간염과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정일·이현웅 교수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60세 이상 17064명을 분석해 이 같은 상관관계를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Annals Academy of Medicine Singapor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치매와 비알코올 지방간 모두 대사성 질환이란 점에 주목하고 이 둘의 관계를 연구했다. 전체 조사 대상 중 치매 환자 2844명을 실험군으로 지정하고, 이들과 연령·성별·혈압·혈당·흡연 여부 등이 같은 14220명을 대조군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비중은 치매 환자에서 6.8%(192명), 치매가 없는 대조군에서 5.5%(784명)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외에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배제하고 위험도를 따져봤다. 그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앓으면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1.49배에 이르는 점도 확인했다.

이외에도 치매 위험 요인으로 보고된 당뇨병에 따라 비알코올 지방간이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봤는데,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비알코올 지방간이 있는 군에서 치매 발생확률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와 관련해 “60세 이상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만으로도 치매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을 이끈 이정일 교수는 “같은 대사성 질환인 당뇨병이 치매 발생에 영향을 준 것처럼 비알코올 지방간도 치매 발생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당뇨병이나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의 첫걸음은 체중을 감량하고 운동으로 근육량 감소를 막는 것”이라며 “치매 발생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