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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발사주’ 손준성, 檢 면죄부 받고 검사장까지 됐으나 유죄

입력 | 2024-02-01 23:57:00

‘고발 사주’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손준성 검사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오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고발사주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의해 기소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에게 그제 1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됐다.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측 인사들의 비방으로 인해 당시 검찰총장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부산고검 차장검사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측에 고발을 사주한 사건이다.

유죄 선고는 손 차장검사가 고발을 사주하려 한 대상 중 한 명인 지모 씨의 형사처벌 전력과 실명이 담긴 판결문을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에 대해 내려졌다. 법원은 고발이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고 고발장의 작성과 전달만으로는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만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보지 않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사의 중립성을 훼손한 고발사주 사실은 명백히 인정했다.

손 차장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을 사주하면서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고발장에는 ‘손준성 보냄’ 메시지가 남아 있었으나 그는 처음부터 고발장 전달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일관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요직인 서울고검 송무부장으로 발령 났으며 지난해 4월에는 대검 감찰 결과 ‘비위 없음’으로 면죄부를 받고 그해 9월 검사장으로 승진까지 했다.

검찰은 앞서 김 의원이 고발된 같은 사건을 수사하면서 ‘손준성 보냄’ 메시지는 손 검사가 아닌 제3자를 통해 김 의원에게 전달됐을지도 모른다는 희박한 가능성을 거론하며 김 의원을 불기소했다. 김 의원은 처음에는 고발장을 전달받은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다가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만들어서 보내겠다”고 한 통화 내용까지 드러나자 “‘저희’가 검찰은 아닌 것 같다”며 다시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손 차장검사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김 의원은 손 차장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검사 출신이다. 한편에서는 손 차장검사와 김 의원이 거짓말로 일관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윤 대통령, 한 당시 법무부 장관, 검찰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태도로 일관해 서로를 보호하면서 의혹을 뭉개려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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