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초대형 사일로에 ‘포항사랑‘ 표어가 적혀있다. 아파트 25층 높이로 사일로 당 5만톤 규모의 원료를 저장할 수 있고 기존 사일로를 포함해 모두 18개의 사일로에 103만5000톤의 원료저장 능력을 갖추게 됐다. 사진=뉴스1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가 포스코 출신 3명, 외부 후보 3명 등 6명으로 압축됐다.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했다. “내외부인 차별 없이 공평하게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는 작년 말 국민연금의 압박을 받아들인 모양새다. 하지만 이달 8일 이 중 누구를 최종 후보로 선정해도 절차의 공정성, 외풍 개입 여부 등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포스코 CEO 후보추천위는 12명으로 압축됐던 후보군을 절반으로 추려내 그제 공개했다. 포스코 전현직 인사로는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후보 명단에 올랐다. 외부 출신자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이 포함됐다.
이런 결과를 놓고 ‘호화 해외 이사회’ 의혹을 의식한 후보추천위가 내외부 후보 숫자를 기계적으로 맞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이기도 한 7명의 후보추천위원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있다. 최정우 현 포스코 회장 등 경영진과 함께 한번에 7억∼8억 원씩 소요되는 캐나다, 중국 현지 이사회를 다녀오고, 비용을 자회사에 분담시킨 게 문제다. 이달 초 3연임을 노리던 최 회장을 탈락시킨 데 이어, 이번에 현직 부회장들까지 후보에서 제외한 것도 경영진과 밀착됐다는 비판을 의식해서란 해석이 제기된다.
한국 재계 순위 5위인 포스코는 지금 심각한 외부의 도전을 받고 있다. 철강값 하락과 외국산 철강 수입 증가로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9.0% 줄었다. 신수종 부문인 2차전지 소재 사업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기간산업을 대표하는 포스코의 리더십 난맥은 한국의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사안이다. 후보추천위가 좌고우면하지 말고 회사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가진 유능한 인물을 찾는 데만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