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난 거라는 수정주의 역사관” 전문가 “수정주의, 설 자리 잃은 시각”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남북 양측의 군사 충돌이 누적돼 6·25전쟁이 일어났다’고 말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수정주의 역사관으로 역사 왜곡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1일 비대위 회의에서 “6·25전쟁 발발 책임이 ‘서로 티격태격하다가 어쩌다 난 거다’라는 식의 수정주의 역사관 같은 역사 왜곡을 공당 대표가 한다는 것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남침은) 과거 소련 문서에 다 공개됐다. 의견의 영역이 아니다”며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민주당에 반성과 국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북한의 명백한 남침 사실을 은폐하고 민족사 최대 비극에 대해 양비론을 펼치는 그릇된 주장”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대표의 주장을 수정주의 역사관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에서 펼친 “6·25전쟁은 남북 간 무력충돌이 전면전으로 이어진 내전”이라는 수정주의 견해와 유사하다는 것. 1990년대 들어 구소련의 비밀 문서들이 공개되면서 6·25전쟁은 김일성이 스탈린, 마오쩌둥과 사전에 협의해 남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대표는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6·25전쟁은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일어난 게 아니라 38선에서 크고 작은 군사 충돌이 누적된 결과였다는 점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