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화재 소방관 2명 순직] 순직 소방관 동료들 “믿기지 않아” 경북도청장으로 영결식 예정
1일 경북 문경 신기동 공장 화재 현장에 구조작업을 하다 숨진 소방관을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 있다. 2024.02.01.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빈소에 들어서던 한 유족은 “엄마! 수광이…”라고 외치더니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붉게 충혈된 눈으로 보던 김 소방교의 아버지는 “평소에 책임감 있고 배려 있던 아이였어요. 마지막까지 한 사람이라도 살리려다가 이렇게 된 거 아닌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위층 301호에 마련된 고 박수훈 소방사(35)의 빈소에도 애통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보쌈과 멸치볶음, 파전 등 각종 음식이 비닐을 깔아둔 테이블 위에 놓였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삼키지 못했다. 박 소방사의 남동생은 빈소에 앉아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박 소방사의 남동생은 “(형은) 좋은 분이었다”며 짧게 기자에게 말했다.
김 소방교의 모친은 1일 새벽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충격으로 오열하며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한다. 경북소방본부 긴급심리지원단 관계자는 “어젯밤부터 아침까지 유가족분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눈물을 계속 흘리셨다. 나도 동료로서 비통하다”고 했다.
두 순직 소방관이 소속된 문경119구조구급센터의 백영락 센터장은 “모든 대원들이 충격을 받고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라우마가 남을까 봐 걱정된다”며 눈물을 훔쳤다.
빈소를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영결식은 경북도에서 도청장(葬)으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도에서 할 수 있는 예우는 모두 갖춰 최고로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경=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