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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가 되고 싶어”…20억 시장에 대형 은행·증권사 10여곳 뛰어든 이유

입력 | 2024-02-02 09:42:00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상반기 출시되는 ‘개인투자용 국채’ 판매사가 되기 위한 경쟁에 10여곳의 주요 은행과 증권사가 경쟁에뛰어들 기세다. 연간 판매 수수료 규모는 20억원 미만으로 수익성이 있는 큰 사업은 아니지만 ‘최초의 국채 판매사’ 타이틀을 얻고 외연을 확장하는 데 유용하다는 판단에 다수 금융사가 의욕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10개가 넘는 은행 및 증권사가 오는 6일부터 진행되는 개인투자용 국채 판매사 입찰경쟁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은행 가운데서는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024110),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4곳이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증권사 중에는 미래에셋증권(006800), 삼성증권(016360), 신한투자증권(008670), 한국투자증권(030490), 메리츠증권(008560), 키움증권(039490), NH투자증권(005940) 등 7곳이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입찰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장관이 지정한 국고채전문딜러(PD) 자격을 갖춰야 한다. 은행 7곳(KB국민·IBK기업·NH농협·KDB산업·하나·SC제일·크레디아그리콜은행 서울지점)과 증권사 11곳(미래에셋·KB·NH투자·대신·한국투자·삼성·메리츠교보·키움증권·신한투자·DB금융투자)이 이에 해당한다. 자격을 갖춘 18곳의 금융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회사가 참여를 결정한 셈이다.

기재부는 이들 가운데 상반기에는 우선 한곳을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입찰을 준비하는 금융사 가운데 일부는 은행장·사장을 포함한 부문장 이상급 고위임원이 직접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국채판매대행에 따른 수수료보다는 ‘1호 국채 판매사’ 타이틀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노후 대비 등 국민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되는 저축성 국채다. 전용계좌(1인 1계좌)를 보유한 개인이라면 10만원 단위로 연간 1억원까지 매입할 수 있다. 기재부는 향후 수요에 따라 현재 매년 1조원 수준인 판매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기재부 입찰공고에 따르면 판매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전체 판매액의 0.2% 이내로, 판매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연간 20억원에도 못 미친다.

현재 입찰을 준비 중인 금융사 고위관계자는 “국가의 인정을 받아 공식적으로 개인에게 국채를 판매한다는 것은 회사의 신뢰성 제고 등과도 직결되는 만큼 너도나도 욕심을 내는 모양새”라며 “시스템 비용에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라서, 선정 가능성이 작더라도 일단 도전은 해보자는 생각으로 다들 경쟁에 뛰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KB증권, NH농협은행-NH투자증권과 같이 같은 계열사 내에 두곳의 PD가 존재하는 경우도 있어 지주차원에서의 고민도 깊다. NH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는 은행과 증권 각각의 강점을 살려서 두곳 모두 입찰에 참여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KB금융의 경우에는 국민은행 단독입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투자용 국채가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만큼 상징성 측면에서 1금융권인 은행이 우선 판매사로 선정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PD사 관계자는 “리테일 기반과 고객의 인식 등을 고려했을 때 증권사보다는 은행 쪽이 선정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